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아파트 29층으로 배달을 마친 기사에게 음식 회수를 요구한 고객이 논란이 일자 해명에 나섰다.
17일 한 온라인 카페에는 찜닭을 시킨 고객이라고 밝힌 A씨는 “불미스러운 일로 지역명과 아파트명이 거론되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유 막론하고 라이더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란은 지난 14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알려졌다. 방송에 따르면 찜닭을 주문한 A씨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난 아파트 29층까지 걸어서 올라오라고 했다. 배달원이 배달을 마치고 14층까지 내려갔을 때 A씨는 배송시간 지연을 이유로 주문 취소를 요구했다. 결국 배달원은 15층을 다시 올라가 음식을 회수했다고 한다. A씨는 배달 후 ‘별점 1점’ 리뷰까지 남기기도 했다.
이 사연이 전해지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너무 했다” “배려가 부족했다” “엘리베이터가 고장났으면 중간 지점에서 만나면 좋았을 것”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A씨는 당시 엘리베이터 고장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일부 보도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A씨는 “다른 일들 보고 밀린 집안일을 하는 중에 전화가 올 거라는 신경을 전혀 못썼다.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고장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며 “큰아이가 툴툴거리며 하원해서 왔고 엘리베이터가 고장이라고 했다. 그때 고장이라는 상태를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후 부재중 전화를 확인해 다시 가게에 전화를 걸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가게 사장으로부터 “(배달원과 A씨가) 통화가 안돼 음식이 가게로 다시 돌아온 상태”라고 들었다고 한다. A씨는 “기온이 너무 낮고 다 식어 불은 상태라 아이들 먹일 음식이니 죄송하지만 취소 부탁드린다고 했다. 당시 사장은 배달 앱 고객센터와 통화해서 처리해준다며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가게 측이 취소를 거절했다는 게 A씨의 입장이다.
A씨는 “가게 사장이 갑자기 말을 바꿔 옆 동에 배달을 간 상태다. 거기만 가고 29층까지 올려다 줄 것이니 받든지 안받던지 취소 처리를 못해준다고 언성을 높이고 (전화를) 끊었다”고 주장했다.
또 배달원에게 “우리 아들도 올라왔으니 올라오라”고 지시하듯 말한 적은 없다고 했다.
별점 1점 리뷰와 관련해선 “그분(가게 사장)이 언성을 높이고 욕하고 막말을 해서 감정이 너무 상해 태어나 처음으로 그런 리뷰를 남겼다”고 했다.
A씨는 “전화 통화가 안 된 제 책임도 있는데 (음식을) 받아서 불은 면은 버리고 데워 먹이면 될 걸, 늦어진 아이들 끼니 때문에 예민해진 탓에 제가 너무 제 입장만 고수한 것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JTBC측에 정정보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A씨의 글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은 “본인이 전화를 안 받고 왜 가게에 취소 요청을 하느냐” “29층까지 올라간 사실을 나중에 알고도 취소를 요청하는 것 아닌가” “뒤늦게라도 배달원에 사과하고 리뷰를 지우는게 맞다” “계속 연락했는데 전화도 안받고 업주와 배달원은 얼마나 답답했을까” “애들을 방패로 내세우지 마라” 등 쓴소리를 쏟아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