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심사하랬더니’ 예결위, 아무 말 대잔치...전문가들 “자중해야”

‘예산 심사하랬더니’ 예결위, 아무 말 대잔치...전문가들 “자중해야”

내년도 예산안 심사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딸 논문 질의 논란
우원식 “국회의원 질의에 적절하니 안하니 국무위원으로 할 이야기 아냐”
신율 “공식 논의의 장, 개인감정 흐를 가능성...개선 필요”
이은영 “국민적 피로도 높아...예산심의 집중해야”

기사승인 2022-11-19 06:05:05
국회의사당.   사진=쿠키DB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사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때와 장소가 맞지 않는 발언들이 나와 논란이다. 그동안 국회에서 관행처럼 이어오던 것에 대해 재고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은 17일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정부 측 관계자로 출석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딸 논문’이 삭제된 경위를 묻는 질의를 했다. 

예산안 심사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질의에 한 장관은 “청문회가 아닌데 예결위에서 이런 질문 꼭 받아야 하는지 애매하다. 제 개인적인 자녀에 관한 것이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우원식 예결위원장은 “국회의원의 질의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을 대신해서 질의하는 것으로 예결위라고 해서 예산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정책 결정하는데 여러 현안에 대해 입장을 얘기하고 물어볼 수 있다. 질문이 적절하니, 않느니 얘기하는 건 국무위원으로서 할 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우 위원장의 발언에 따라 한 장관은 딸의 논문 삭제 관련 질의에 해명성 답변을 했지만,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는 예산 심사와 다소 무관한 질의는 결코 달갑지 않다. 

예결특위에서의 예산과 무관한 질의를 하는 일명 ‘아무 말 대잔치’는 어제와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부 측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지난해 예산 심사에서는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허위이력에 대한 집중 질의가 있었다.

유정주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11일 예산특위에서 “김건희씨는 다섯 군데 이력서를 제출하면서 허위이력을 제출했다”며 “누가 봐도 고의성을 의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많은 젊은이가 교편을 잡기 위해 엄청난 시도를 하는데 허위로 경력을 기재해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기회를 박탈했다”고 질타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때와 장소에 맞는 질의가 국회의 품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8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전날의 예결특위에서의 상황에 대해 “회의 목적에서 벗어난 얘기를 했을 때는 자칫하면은 공적인 논의의 장이 개인적 감정으로 흐른단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당연히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를 불문하고 장소와 목적, 정도를 따지지 않는 의원들의 질의 행태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언론을 통한 문제 제기로 개선을 촉구하는 여론이 생겨야 바뀔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같은 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예산을 심사하는 국회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정부에게 생색을 내고, 자신을 부각시키고 싶겠지만 국가의 살림살이인 예산을 엄중하게 심사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은 특정 인물에 대한 문제 제기보다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이 소장은 “수많은 정쟁과 정치적 사건으로 국민적 피로도가 높다는 점도 감안해 어떤 자극적인 기술보다는 진심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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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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