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우려에도…신천지, 대구서 10만여명 집회

시민 우려에도…신천지, 대구서 10만여명 집회

20일 10만6186명 수료식
대구시·경찰 등 안전 관리

기사승인 2022-11-21 07:30:59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리는 20일 오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주 경기장에 입장객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방역과 안전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10만명이 넘는 교인이 참석하는 행사를 열었다.

신천지는 20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신도 113기 수료식을 열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신도들은 헬기, 대형버스 등을 통해 행사 장도로 이동했다. 

이날 행사는 정오께 시작돼 3시간가량 이어졌다. 신천지에 따르면 이날 치러진 수료식 행사에서 10만6186명이 자체 교리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이날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비상이 걸린 대구시와 대구경찰청 등도 현장에서 교통정리 및 안전 관리에 나섰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의식한 듯 신천지 측도 자체 안전요원과 의료진 등 1만4000여명을 배치했다. 

인근에서 신천지피해자연대 집회도 열렸지만 경찰이 현장 관리에 나서면서 충돌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허가한 대구시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판이 거세다. 대구는 신천지발 코로나 집단감염으로 큰 홍역을 치른 경험이 있는데다 이태원 참사의 아픔으로 민감한 시기에 10만명의 신도가 모이는 종교 행사를 허락했다는 비판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누리꾼들은 “너무 많아서 경악했다” “대관 허가해준 대구시는 정신차려라” “정교 자유는 있지만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종교는 법적으로 제한을 둘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이날 신천지 측이 동원한 대형버스가 달성군 국가산단대로 양쪽 차선을 따라 주차하면서 시민들이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대형버스가 길게 늘어선 국가산단대로 사진과 함께 “대구시에 주차 단속 민원을 넣었다” “대구시는 뭐하나” “버스가 너무 많아서 사고난 줄 알았다” 등 지적하는 누리꾼들의 게시글이 잇따랐다. 

앞서 대구시의회는 지난 18일 대관 취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시의회는 “대구지역 소상공인들이 신천지를 상대로 피해 소송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구시가 대구스타디움 대관을 허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같은 날 SNS를 통해 “각계각층에서 염려가 많다”며 “코로나 확산 시점이고 이태원 참사가 난지 얼마 되지 않아 대규모 종교 집회가 적절한 지 여부는 이론이 있을 수 있지만 헌법상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만한 구체적인 이유를 차지 못해 대관을 허락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행사 당일 현장 점검을 철저히 하라는 지시를 했다면서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대민 행정이 어찌 감정으로만 처리할 수 있겠나. 잘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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