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의 중심인물인 첼리스트 A씨가 “거짓말”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처음 의혹을 공론화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진술이 사실이라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거짓말했다”…김의겸 “사실이면 유감”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24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한 A씨를 피고발인 신분들로 불러 3시간가량 조사했다.
A씨는 그간 경찰 소환에 불응해왔으나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이날 출석했다. 그는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를 속이려고 거짓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를 봤다고 말한 당사자가 경찰에서 ‘거짓말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 의혹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사람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등 관련된 분들에게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과 관련된 중대한 제보를 받고 국정감사에서 이를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다시 그날로 되돌아간다 해도 저는 다시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4일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제보를 받았다”고 말해 처음 공론화됐다.
김 의원은 제보 내용을 토대로 지난 7월19~20일 윤 대통령과 한 장관,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권한대행,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명 등이 청담동의 한 바에서 술자리를 함께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국감장에서 공개한 녹취록에는 A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본인이 술자리를 목격했고 자신의 첼로 반주에 윤 대통령이 노래를 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의혹은 인터넷 언론 ‘더탐사’의 녹취를 근거로 했다. 이에 한 장관은 “사실일 경우 장관직을 걸겠다”는 취지로 강력하게 반박했다.
이후 한 장관은 개인 자격의 입장문을 내고 “저는 허위사실 유포의 피해자로 민주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한다”며 김 의원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건희 여사 팬카페와 보수단체 새희망결사단도 지난 10월28일 관련 의혹을 제기한 더탐사 등을 고발했다.
첼리스트 등 자정 전 술집 떠나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통신영장을 집행해 이 전 권한대행과 A씨의 통화내역을 확인하고 A씨의 전 남자친구인 제보자 B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 특정된 술집을 현장 조사하는 등 수사를 이어왔다. A씨와 B씨 휴대전화도 포렌식했다고 한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경찰은 A씨와 이 전 권한대행 등의 휴대전화 위치정보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의혹 당일 오후 10시께 모두 술집을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전 남자친구에게 자정 넘어 의혹 속 등장인물들을 목격했다고 말한 것과는 다른 대목이다. 당시 술집에 있었던 직원들 참고인 조사에서 이와 일치하는 증언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에게 말한 내용이 어떤 경로로 유포됐는지, 김 의원이 해당 녹취록을 어떻게 얻었는지 등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