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예정된 본회의가 국회의장의 결정으로 열리지 않은 것과 관련해 “나쁜 선례를 만들었다”면서 반발했다.
이날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에서는 전날 민주당이 발의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보고될 참이었는데 국민의힘이 반발했고 국회의장이 본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1일 본회의는 일찌감치 여야가 합의한 것으로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월권이자 권한남용”이라면서 “국회 운영에 나쁜 선례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이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을 망각하고 민생법안 처리를 거부한 채 본회의 불참했는데 국회의장까지 부화뇌동해서 되겠느냐”며 “이럴 거면 여야 합의 우선인 국회법은 왜 존재하는 것이냐. 여야 일정 합의를 파기하고 임의대로 국회 운영을 할 거면 굳이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왜 했느냐”고 항변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가 무산됐다고 해서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과 국정조사 특위 추진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재추진 의사를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가 당초 합의한 대로 국회의장은 본회의를 이틀에 걸쳐 열어야 한다”며 “내일 오후에는 본회의를 반드시 열어달라. 또 늦어도 내주 월요일(5일)까진 해임건의안 등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 추가소집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예산안 의결도 차질이 예상된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자정 기준으로 정부안이 자동 부의된 상태로 내일 오후 2시까지 간사 협의 시한”이라면서 “감액 사업에 대한 여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의장이 특별히 주문한 만큼 시한까지는 간사에게 협의를 강하게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합의되지 않을 때는 부득이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간의 협상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수년간 예산 심사하면서 그런 과정과 절차를 밟아왔다. 내일 저녁 늦게라도 처리되길 바랄 뿐”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본회의가 개의하지 않으면서 이 장관 해임건의안에 반대하던 국민의힘은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시간상 유예된 것에 불과할 뿐 민주당의 단독 의결 자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국정조사 합의 이틀 만에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들고 나온 건 어렵게 복원한 정치를 없애는 일이나 마찬가지”라면서 “국정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파면을 주장하면 국정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놓은 협치 다리를 끊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의 자제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