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이사회 구성 및 사장 선임 절차를 바꾸는 공영방송법 개정안이 국회 과학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야권 단독 의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를 위해 전체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의결 직전 이석했다.
국회 과방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안건조정위를 통과한 방송관련법 개정안을 상정·의결했다. 이날 의결에는 민주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방송법 개정안 통과에 반대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장악한다”고 항의하다가 의결 돌입 직전 자리를 떴다.
이날 의결된 방송법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 이사 수를 21명으로 늘리고 다양한 기관·단체로부터 이사를 추천받는 내용들이 담겼다. 이사회를 확대해 정치권의 입김을 축소하는 게 주요한 목적이다.
이날 단독 의결된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돼 체계·자구 심사를 앞두게 됐다. 여당의 극렬한 반발에 따라 의결된 만큼 법사위에서도 제대로 심사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 크다.
다만 거대 의석을 지닌 민주당이 확고한 방송법 개정안 통과 의지를 갖고 있다면 시간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방송법 개정안의 8부 능선을 넘었다.
국회법에 따라 법사위에 회부된 법률안 개정안이 이유 없이 회부 시점부터 60일 이내 심사를 마치지 않을 때는 상임위 재적 위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본회의 부의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사위에서 심사가 지연된다고 하더라도 60일 이후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은 방송법 개정 시도는 언론노조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의도가 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자기편 든 사람들을 KBS, MBC 사장에 임명했다. 말끝마다 공영방송을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시켜주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그게 아니다”며 “불공정 편파 방송을 정치권으로 분리해 (공영방송을) 민주노총에게 바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의결 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영방송을 언제까지 권력에 휘둘리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제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드려야 한다”며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하고 대통령 홍보수석이 보도국장에게 전화하고 보도에 개입했던 과오를 다시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공히 발의했던 방송법의 취지대로 국회에서 책임 있게 결론을 내리고 공영방송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면서 “국민의힘도 방송 장악 의도를 내려놓고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선에 성실히 협조할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