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용퇴’ 배경은…사모펀드 '마음 속 부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용퇴’ 배경은…사모펀드 '마음 속 부담'

조용병 회장 회추위 직전 용퇴 의견 전달
회추위 진옥동·임영진 대상으로 진행
사모펀드 사태, 책임자로서 정리 의지

기사승인 2022-12-08 15:21:51
회추위 심층 면접을 위해 이동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조계원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후계구도와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용퇴를 결정했다. 조 회장의 용퇴 결정으로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진옥동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됐다.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8일 조용병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 차기 회장 후보 3명 가운데 진 행장을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조 회장은 회추위 면접 직전 후보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회추위는 두 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끝에 진 행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조 회장은 회추위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이유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았다. 그는 “채용비리 재판과 관련해 한 4년 정도 고생하고, 코로나 등으로 CEO 활동에 제약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서 좀 흔들렸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회장직을) 더 해서 조직을 안정시키는 게 맞는지 아니면 후배들한테 물려주는 게 맞는지 고민을 하다 회추위에서 넘어온 후보 명단에 그동안 육성한 후배들이 올라온 것을 봤다”며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에 현재는 물론 차차기 후보들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훌륭한 후보들이 성장해 이제 세대교체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조 회장은 사모펀드 사태로 가지고 있던 마음의 부담을 드러냈다. 그는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우리 고객들이 사모펀드 때문에 피해를 많이 봤다는 것”이라며 “그것 때문에 우리 직원들 징계도 많이 받았고 또 직접 CEO 사표도 받아 (직원들이) 회사도 많이 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제재심의에서 주의를 받았지만 누군가는 (사태에 대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며 “그래서 이번에 세대 교체를 통해서 변화를 주는 게 조직에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차기 회장직 포기 배경을 밝혔다.

조 회장은 자리를 물려주는 진 행장에 대한 굳은 믿음도 내비췄다. 조 회장은 “회추위원들이 (진 행장을) 선정 해줘서 참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저와 보는 눈이 같았다”며 “(남은 임기동안) 조직 운영 등과 관련해서 진옥동 행장하고 충분히 상의해 조직이 탄탄하게 갈 수 있도록 개편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회장은 임기를 마치고 가정으로 돌아갈 계획이다. 그는 “한 40년 정도 달려오다 보니 가정에 소홀해 이제는 가정으로 돌아가 평범한 남편으로서 또 아버지로서 할아버지로서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은행 생활을 1980년 기업은행에서 시작했으나 1986년부터 신한은행에 입행해 SBJ은행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부사장, SBJ은행 법인장 등을 거친 ‘일본통’으로 2019년부터 신한은행장을 맡아온 인물이다.

성재호 회추위원장은 “진옥동 내정자는 SBJ 법인장, 신한지주 부사장과 신한은행장 등 다양한 경험으로 금융업계에 대한 이해와 식견이 높고, 오랜 글로벌 업무 경험을 통해 다양한 감각을 쌓아왔다”면서 “지난 4년간 신한은행장으로서 그 경영 능력을 충분히 검증받았다”고 추천 사유를 밝혔다.

이어 “코로나 상황에서도 차별적 전략 위기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은행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바 있으며 내실 있는 견조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면서 “역동적인 조직 체계를 구축하고 선진국 수준의 ESG 경영 체계 확립과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 노력을 해왔다”고 부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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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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