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 경상수지가 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를 겨우 면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감소하고 원자재 등의 수입은 늘면서 상품수지가 적자로 전환한 영향이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한국은행이 9일 ‘2022년 10월 국제수지(잠정)’을 통해 10월 경상수지는 8억8000만달러(약 1조16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80억1000만달러) 대비 71억3000만달러 감소한 수치로 지난 9월(15억8000만달러)과 비교해도 7억달러 줄어들었다.

한은은 지난달과 비교해 운송 수입보다 운송 지급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서비스 수지가 흑자 전환했고, 이자를 중심으로한 본원소득과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 수입이 증가하면서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가 14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경상수지 흑자 폭을 깎아내렸다. 상품수지는 올해 6월까지 10년 2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하다 7~8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뒤 9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주저앉았다.

수출은 525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10월 보다 33억6000만달러(-6.0%) 줄었다. 승용차(21.9%), 석유제품(7.0%) 등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를 보였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철강제품(-12.9%), 반도체(-16.4%), 화공품(-13.4%) 등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15.7%) 및 동남아(-11.7%) 등을 대상으로한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540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월 보다 42억2000만달러(8.5%) 증가했다. 가스(79.8%), 석탄(40.2%), 원유(24.2%) 등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원자재(9.9%), 자본재(10.9%), 소비재(7.9%) 등의 수입 증가가 두드러졌다. 

서비스수지는 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0월 5억9000만달러와 비교하면 흑자 폭이 크게 줄었다. 운송수지 흑자 폭이 9억4000만달러 감소한 가운데 여행수지(5억4000만달러 적자),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4억7000만달러 적자), 가공서비스수지(4억6000만달러 적자) 등이 적자를 기록한 결과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의 경우 배당수입 증가에 영향을 받아 흑자 규모가 지난해 10월 12억5000만달러에서 22억6000만달러로 확대됐다. 이전소득수지는 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은 순자산이 25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내국인 해외투자가 27억5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8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15억6000만달러 감소하고, 외국인 국내투자는 35억5000만달러 늘었다. 파생금융상품은 20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