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소상공인 자금난...정책자금도 대부업도 중단

연말 소상공인 자금난...정책자금도 대부업도 중단

은행 문턱 높고, 소진공 정책자금 예산은 고갈
마지막 보루 대부업마저 대출중단 업체 속출
갈 곳 없는 저신용 소상공인 정책자금 확대 촉구

기사승인 2022-12-10 06:00:21
쿠키뉴스DB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저신용 소상공인들이 연말 자금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에도 이들의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고금리·고환율의 영향으로 자금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서다. 결국 금융권에 문을 두드렸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은행 문턱은 높고 정책자금은 예산 고갈로 지원이 중단됐다. 마지막으로 찾아가는 대부업도 최고금리 인하 영향으로 대출 길이 막혀있다.

1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소상공인진흥공단(소진공)의 대다수 정책자금이 지난 10월 이후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소상공인 육성과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정책자금 집행에 주력했다. 

소진공의 정책자금은 주로 저신용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지원된다. 일례로 소진공 희망대출의 경우 신용점수 744점 이하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1000만원까지 공급되며, 대출금리도 고정 연 1%에 불과하다. 특히 은행 보다 대출심사가 깐깐하지 않아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 한 이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소진공의 정책자금으로 지원 요청이 몰리면서 이미 지난 10월 관련 예산이 모두 소진됐다. 소진공 관계자는 “올해 유난히 정책자금에 대한 수요가 많아 10월 관련예산이 99% 가까이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금리가 많이 오르면서 정책자금도 금리가 상승했지만 시중은행 보다는 낮고, 상환조건 등이 유리해 사람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저신용 소상공인들에게 은행 대출은 더 문턱이 높은 상황. 은행들은 최근 리스크 관리를 위해 거래중인 소상공인들의 대출마저 줄이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10~11월 사이 5175억원 감소했다. 은행권은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에 따른 우려로 대출심사를 강화한 결과로 보고 있다. 

저신용 소상공인들이 마지막으로 찾는 대부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리드코프, 러시앤캐시 등 상위 대부업체들은 최근 법정최고금리에 막혀 신규 신용대출을 대폭 축소했다. 영세 대부업체 가운데는 신규 신용대출을 잠정 중단한 곳도 늘고 있다. 자금조달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들은 법정최고금리 20%를 맞춰서는 이익을 낼 수 없다고 토로한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정책자금 확대를 촉구한다. 특히 직접대출을 확대해 줄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직접대출은 소진공이 대출 심사를 처리하고 지급하는 대출로, 시중은행에서 받는 대출보다 문턱이 낮다. 

정치권에서도 소상공인들의 요구에 호응해 직접대출 확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연말 소상공인들을 위한 직접대출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실 관계자는 “직접대출 확대를 위해 정부와 논의해 봤는데 당장 예산을 추가해 직접대출을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 논의를 거쳐 해결책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정책자금이 무분별하게 지원될 경우 향후 부실 증가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정책자금 관계자는 “지금 나가는 대부분의 정책자금은 코로나19로 인해 특수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대출심사가 간결해 향후 부실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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