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중한다더니 발언 수위 높이는 윤핵관들...이유는 “일단 당권 먼저” 

자중한다더니 발언 수위 높이는 윤핵관들...이유는 “일단 당권 먼저” 

장제원·권성동, 거친 발언 잇따라
“국조 합의 말았어야” “세월호 길 가선 안 돼”
국민적 관점과는 다소 거리감
전당대회 가시화에 민심보단 당심 결집 의도

기사승인 2022-12-13 08:03:01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의원.   사진=쿠키DB

내년 초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원조 윤핵관으로 불렸던 이들의 발언 수위가 연일 높아지고 있다. 당을 좌지우지한다는 논란에 따라 2선으로 물러났던 이들이 몇 달 사이에 강한 발언을 내세우면서 당에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모습이다.

13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과 권성동 의원이 최근 며칠 사이 강한 수위의 발언들을 내놨다. 국정조사 추진 자체를 부정하는가 하면 세월호 사태까지 꺼내 들어 국민적인 관점과는 거리감이 있는 발언을 쏟아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야당이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하자 본인 SNS를 통해 강한 비판의 말을했다. 

장 의원은 “민주당이 ‘이상민 해임건의안’을 기어코 통과시켰는데 차고 넘치는 증언과 증거가 이재명 대표를 죄어오기 때문”이라며 “국민과 민생은 없고 오로지 ‘이재명 살리기’뿐”이라고 민주당을 저격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효율적인 국가 운영을 정부조직법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 방향이 담긴 첫 민생 예산도,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한 개혁과제가 담긴 법안도 (민주당이) 모조리 거부하고 있다”며 “오로지 정권 발목잡기와 정권 흔들기 뿐이다. 이것이 대선불복이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뿐 아니라 당 지도부를 향한 듯한 비판 발언도 내놨다. 장 의원은 “더 이상 민주당과는 그 어떤 협치도 그 어떤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 국정조사 또한 정권 흔들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하다”며 “애초 합의해 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다. 민주당이라는 집단을 상대로 합리적 운운하는 달콤한 속삭임에 꾀여 ‘겉멋 패션정치’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누굴 직접 특정하진 않았지만, 해당 발언은 민주당과 국정조사를 합의한 주호영 원내대표를 향한 말로 해석될 수 있다. 당내에서도 적절치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권성동 의원도 이태원 참사를 세월호 사태에 빗댄 발언을 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협의체를 만든 게 온당치 못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인데 거센 야당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권 의원은 지난 10일 본인 페이스북에서 “정부는 이태원 사고 직후 추모주간을 발표하고 유가족에게 장례비 지원 등의 조치, 현재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차후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정부와 유가족은 논의를 계속할 수 있으나 지금처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결합해서 정부를 압박하는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세월호처럼 정쟁으로 소비하다가, 시민단체의 횡령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으로 실제로 일부 시민단체는 세월호 추모사업을 한다며 세금을 받아 가서 놀러 다니고 종북 교육에 사용했다”며 “이러한 횡령이 반복되지 않도록 범정부 차원의 신중 검토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정치전문가들은 그동안 자중하던 윤핵관인 두 의원이 최근 발언의 수위를 높인 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세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봤다. 민심보다는 당권을 우선 확보해 자신의 정치적 실익을 챙기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겸임교수는 12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윤핵관 인사들이 지난달 대통령실 만찬 이후 대통령의 신임을 다시 회복했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지금부터 목소리를 높여야 당 의원들을 장악해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당 대표를 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미는 당 대표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제원 의원은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당 대표로 만들고 자신은 사무총장을 해서 2024년 총선 공천 실무를 본인이 주도하겠단 의도가 있어 보인다. 또 권성동 의원은 자신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는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선 당권을 확보한 후 그다음에 중도층을 섭렵하려는 정치적 전략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같은 날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핵심 지지층에 대해서 어필할 수 있는 목소리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전당대회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당심을 먼저 잡아야만 당권을 얻을 수 있고, 중도층 확보는 그 다음 문제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호 이야기를 꺼내고 국정조사 합의를 해줘선 안 될 일이라는 발언은 조금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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