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사건’ 등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은해(31)씨와 조현수(30)씨가 지인들에게 은신처 제공을 요구했다가 범인도피교사죄로 또다시 법정에 섰다. 이들은 “방어권 행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씨 등의 국선 변호인은 12일 인천지법 형사8단독 이대로 판사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에서 “공소사실 모두 부인한다”고 말했다.
이씨 측은 “피고인이 은신처를 마련해달라고 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행위 자체가 방어권 행사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씨의 국선변호인도 같은 취지로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1900만원을 받았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은신처를 제공해달라고 말한 행위 자체가 범인도피교사에 해당하는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 등은 지난해 12월14일 검찰 1차 조사를 마치고 지인인 A(32)씨와 B(31)씨에게 도피를 도와달라고 부탁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 등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삼송역 인근에 있는 오피스텔 등 도피은닉 장소 2곳을 임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지난 1월부터 4월16일까지 이씨와 조씨에게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와 마진거래 사이트를 관리·홍보하는 일을 맡겨 수익금 1900만원을 오피스텔 월세와 생활비 등 도피자금으로 쓰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와 B씨는 지난달 3일 1심 선고공판에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이씨와 조씨의 다음 공판은 1월16일 열릴 예정이다.
한편 이씨와 조씨는 지난 2019년 6월30일 오후 8시24분께 경기도 가평군의 한 계곡에서 남편 윤모(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하는 윤씨를 구조장비 없이 계곡물에 뛰어들게 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지난 10월27일 1심 선고공판에서 이씨에게 무기징역, 조씨에게 징역 30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항소한 상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