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尹’ 금융권 인사 치트키?…“낙하산, 미래 망친다”

‘친尹’ 금융권 인사 치트키?…“낙하산, 미래 망친다”

금융권 수장 교체 본격화
대선캠프 출신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에
BNK·우리금융 등 친尹 인사 하마평 올라
금융권, '낙하산' 조직 미래 망친다 우려

기사승인 2022-12-13 11:25:12
차기 농협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된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 이 전 실장은 윤석열 대선캠프 영입 1호이면서, 윤 대통령과는 대학 동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금융권 최고경영자들이 줄줄이 교체되고 있다. 농협금융그룹의 수장 교체가 결정됐고, 우리금융그룹 및 BNK금융그룹, IBK기업은행의 최고경영자(CEO) 교체도 거론되고 있다. 새로 등장한 인물들은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거나 그를 지지한 이들로 정부가 금융사의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그룹은 전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석준 前 국무조정실장을 농협금융지주 신임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1호로 영입한 인물로 기획재정부 2차관과 예산실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윤 대통령과 이 전 실장은 서울대 동문으로 대학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예금보험공사 사장에 유재훈 전 예탁결제원 사장이 취임했다. 유 사장은 예탁결제원 사장을 역임하던 당시 인사 전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대법원 판결로 당시 인사조치에 문제가 있다는 판결이 나와 향후 행보가 불투명했지만 그는 예보 사장 취임에 성공했다. 예보 노조는 이를 두고 ‘대선 캠프’를 이유로 꼽았다. 노조는 “대통령 선거캠프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무능하고 부적격하며 파렴치한 인물을 낙하산으로 영전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BNK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친尹 인사가 등장했다. BNK금융은 13일 임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1차 후보군을 추릴 계획이다. 1차 후보군은 그룹 내 계열사 CEO(최고경영자) 9명, 외부 자문기관 2곳이 추천한 외부 인사 10명 등 총 19명 이내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외부 인사 추천이 불가능했으나 후보 추천에 앞서 외부 인사 추천이 가능하도록 이례적으로 정관이 변경됐다. 비중 있게 거론되는 외부 인물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이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경력이 있다.

여기에 우리금융그룹도 친尹 인사가 거론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금융은 손태승 현 회장의 연임이 당국의 징계로 불투명한 가운데 차기 회장으로 외부 인사인 조준희 전 YTN 사장과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조준희 전 사장은 윤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직능본부 금융산업지원본부장으로 활동했고, 임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까지 지명된 인물이다.

이밖에 지난 6월 취임한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의 정무실장직을 역임했으며, 기업은행장으로 거론되는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후 1년도 안돼 이복현 금감원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으로 물러난 인물이다.

금융권에서는 규제산업이라는 특성에 따라 정부의 강한 입김이 CEO 인사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입김이 공공 금융사는 물론 민간 금융사까지 미치고 있다”며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에 윤 대통령의 측근인 이복현 원장이 선임된 이후 이러한 경향은 더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민간 금융사에 외부 낙하산 인사가 내려와 KB사태처럼 수많은 사고가 있었다”며 “외부 낙하산 인사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린다는 것은 이미 경험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도 이러한 낙하산 움직임에 반대하고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전날 “윤석열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국민의 큰 우려를 사고 있다”며 “함량 미달의 낙하산 인사는 조직의 미래를 망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10만 조합원이 단결 대오로 낙하산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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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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