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대법원 판단이 오는 15일 나온다. 판결에 따라 손 회장의 연임 여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손태승 회장 등 2명이 금감원장을 상대로 낸 문책경고 등 취소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오는 15일 진행한다.
금융권에서는 손 회장이 최종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현재까지 법원은 1,2심 모두 손 회장의 손을 들어준 상태기 때문. 다만 손 회장이 대법원판결에서 패소할 가능성도 빼놓을 수는 없다. 1심 법원과는 달리 2심 법원은 금감원의 제재 타당성을 일부 인정한 바 있기 때문.
손 회장이 최종 승소할 경우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금감원은 손 회장에게 DLF와 라임펀드 관련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조항을 근거로 징계를 내렸다. DLF 소송에서 손 회장이 최종 승소할 경우 해당 법리는 무력화되며 라임펀드 중징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이어진 금융지주 회장 인사에서 연임 대신 교체라는 카드가 잇달아 나오면서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경우 이변이 없는 한 3연임이 유력시됐지만 최종 면접일에 용퇴를 선언하며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회장 자리에 올랐으며, 농협금융은 손병환 현 회장 후임으로 관료 출신인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낙점됐다.
또한 BNK금융지주 역시 최근 김지완 회장이 물러나고, 외부인사를 CEO로 선임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꾸면서 외부인사들이 후보군에 올라간 상황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금융권 CEO 인사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14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만나 “경영진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따라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지난 7일에는 “금융이 규제 산업인데 CEO 선임에서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리스크를 안 보는 건 더 이상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까지 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금융권 CEO 낙하산 임명에 대한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 우리금융 노조는 모피아 출신이 지주 회장으로 내정되는 것에 대한 규탄성명서를 발표하고 “현재 1대 주주는 대다수 임직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우리사주조합인 만큼 회장 선임에 관치가 작용해선 안된다”며 “능력도 명분도 없는 친정권 인사가 내려온다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국금융산업노조는 같은날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 분야 정부 관료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BNK의 경우 이사회 규정까지 바꿔 외부출신 최고경영자(CEO) 임명을 준비하고 있고, 기업은행은 직전 금융감독원장의 행장 임명이 유력하다는 설이 있다”며 “두 기관의 공통점은 그 배후에 '모피아'들이 있다는 소문이다. 금융노조는 10만 조합원 단결 대오로 낙하산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