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한국시간으로 15일 새벽 발표된다. 그동안 나온 긴축 속도조절 시그널에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이 현재 유력한 상황이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최종 금리 수준과 기간. 미 기준금리가 올해 4.5% 안팎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내년 금리 움직임을 예측하기 위해 FOMC 직후 나올 향후 금리 시그널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일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그동안 발언과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승률을 고려할 때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폭은 0.5%에 그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앞서 워싱턴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강연을 통해 “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제약할 수준에 근접했다”며 “빠르면 12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합리적이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진정세를 보이는 점도 빅스텝 결정을 뒷받침한다. 미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11월 보다 7.1% 올랐다. 이는 10월 상승률 7.7%와 시장 예상치 7.3%를 밑도는 수치다. CPI 상승률은 지난 9월 8%를 돌파해 고점을 형성한 후 10월 7.7%로 둔화되기 시작해 7.1%까지 떨어졌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하회한 물가로 12월 FOMC에서 50bp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내년 2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폭이 추가로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점도표와 파월 발언 주목
내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어디에서 끝날지는 FOMC 직후 공개되는 점도표에 달렸다. 점도표는 FOMC에서 연준 위원들 각자의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표다.
앞서 연준은 9월 점도표에서 내년 기준금리 전망을 4.6%로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기존 전망이 유지될 경우 이번 FOMC의 빅스텝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종점에 이르렀다는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파월 의장이 속도조절 발언을 내놓을 당시 “2023년에는 지난 9월에 예상한 것보다 약간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발언한 만큼 최종금리 수준이 올라간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미국의 금리가 5% 안팎까지는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소 0.25%p씩 두 차례 추가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위험 차단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만약 발표된 점도표에서 최종금리 전망이 5%를 넘어설 경우 시장에서는 긴축 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이후 내년 기준금리 인상폭이 0.25%p로 줄어들 것인지로 시장의 초점이 옮겨갈 것”이라며 “11월 FOMC 이후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은 금리인상 속도는 느려지겠지만 금리 고점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 금리선물시장은 2월과 3월 기준금리가 각각 0.25%p 인상돼 기준금리 5%에서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면서 “12월 FOMC에서 2023년 점도표가 5% 이상으로 높아지면 시장은 이를 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통화정책 영향 불가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내부에서는 국내 기준금리 상단을 3.5%선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창용 한은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적정 최종금리 수준을 3.5%로 의견을 냈고, 2명은 3.75%, 나머지 1명은 3.25%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금통위 회의록을 보면 당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의견을 낸 한 금통위원은 “향후 물가경로에 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미 연준 금리인상 속도에 따라 외환시장 불안이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상단기준으로 0.75%p다. 이날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0.50%p 올라갈 경우 금리차는 1.25%까지 벌어진다. 한미금리차는 외화유출과 환율 불안 요인 등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최종금리를 5%로 볼 때 한미금리차는 1.75%p까지 확대된다. 만약 미국의 최종금리가 더 올라갈 경우 금리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시장에서는 내년 한국의 기준금리가 3.5%에서 멈출 가능성을 60%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진욱 씨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1분기까지 한은의 최종금리가 3.5%일 확률은 60%, 3.25%일 확률은 40%”라며 “내년 8월부터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해 같은 해 3분기부터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2024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가 2.0%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