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0.5%p(포인트) 올리며 긴축 속도조절에 나섰다. 한국 정부는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여전한 만큼 긴장감을 가지고 기업의 자금조달 등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4일(이하 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p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는 4.25~4.5%로 높아졌다. 15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금리인상과 함께 내년에도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향후 1~2년간 고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신호도 보냈다.
연준은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를 통해 최종금리 수준을 5.1%로 제시했다. 이는 내년 1월 말 열리는 FOMC에서 0.5%p 금리인상 후 0.25%p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FOMC는 금리인상이 최고금리에 도달한 이후 빠른 금리인하 기대도 무너트렸다. FOMC 위원들이 제시한 2024년 금리 전망치는 4.1%, 2024년 전망치는 4~4.25%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잡힐 때까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정부는 미국의 금리 인상 직후 대응회의를 가지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FOMC 이후 개최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둔화하면서 미 연준 역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한 것”이라며 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금리 인상 속도보다 최종금리 수준과 지속 기간이 중요하며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국내 시장에 대해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기대와 정부의 시장안정 조치 등으로 안정을 되찾아 가는 모습이지만 향후 주요국 물가와 경기둔화 흐름 및 통화긴축 속도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한국은행 등 경제·금융팀은 그 어느 때보다 자주 소통·협력하고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등 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특히 최근 현안인 기업 자금조달, 금융기관 유동성, 부동산 금융 분야 등에 대해서는 기존 ‘50조원+알파(α)’ 대책과 분야별 집중 점검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울러 추 부총리는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총 20조 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는 5조원 규모의 2차 캐피탈콜을 내년 1월 중 완료할 계획이고, 내년 초부터 5조 원 규모의 P-CBO(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해 기업들의 원활한 회사채 발행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금융과 관련해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자 보증규모를 5조 원 추가 확대(10조→15조 원)한데 이어 5조원 규모의 미분양 PF 대출보증도 내년 1월 1일부터 즉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