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소비자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AI(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보이스피싱으로부터 고객들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AI 이상행동탐지 ATM’을 전체 영업점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해당 시스템은 AI딥러닝을 통해 연령대별 다양한 거래유형을 학습하고 그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거래 중 휴대폰 통화를 하거나 선글라스 및 모자를 착용하는 이상행동을 보일 경우 이를 탐지해 거래 전에 고객에게 주의 문구를 안내하는 서비스이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3월 고령층 고객 내점이 많은 고객중심영업점에 이를 우선 도입했으며 도입 후 전기통신금융사기 사고 접수 계좌 수 및 사고 접수 건수가 각각 67%, 38%로 현저히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 이상행동탐지 ATM은 시간과 장소에 제한 없이 ATM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사고로부터 고객을 보호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모든 일상에 존재하는 Everywhere Bank 구현을 통해 고객의 소중한 금융자산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도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AI 보이스피싱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난 9월 고도화를 마쳤다. 이 시스템 역시 AI가 딥러닝을 통해 고객의 금융 패턴과 자금 흐름 등을 분석하고 보이스피싱 징후를 탐지하는 시스템이다. KB국민은행은 시스템 구축 후 모니티링팀을 별도로 운영해 1년간 총 6573좌, 552억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여타 은행들 역시 AI를 활용해 보이스피싱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구축을 마친 AI(인공지능) 보이스피싱 대응 시스템을 통해 3개월간 총 750여건, 규모로는 62억원의 금융사기를 예방했다. 나머지 은행들 역시 AI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보이스피싱 차단에 노력하기는 마찬가지다.
은행권의 AI를 활용한 보이스피싱 차단 노력은 최근 업권을 넘어 타업권과의 협업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은 지난 7일 구글코리아, 인텔코리아, 야놀자, 서울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이화여대, 서울교대, 연세의료원 등 21개 기업‧기관과 ‘디지털 원팀’ 협의체에 구성했다.
이번 협의체는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 형성을 목적으로 구성됐으며, 디지털 윤리 교육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보이스피싱·스미싱 탐지 기술 고도화, 디지털 역기능(디지털 기술과 응용 서비스를 활용해 생기는 부작용) 피해자를 위한 일상 회복 지원 등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더욱 교묘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기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