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팥 100% 대전⋅계룡 3대 팥죽집[맛좋은 칼럼]

국산 팥 100% 대전⋅계룡 3대 팥죽집[맛좋은 칼럼]

이성희 푸드칼럼니스트

기사승인 2022-12-19 18:52:25
22일은 동지(冬至)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24절기 중 22번째 절기인 동지에는 팥죽 먹는 날로 유명하다. 팥죽은 팥을 삶아 으깨어 거른 물에 쌀과 새알심을 넣고 쑨 죽으로 예로부터 조상들이 즐겨 먹던 전통음식이다.

동지를 태양이 부활하는 작은 설(亞歲)로 여길 만큼 우리 선조들은 붉은색은 귀신이 꺼리는 색이라 하여 악한 기운을 이기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팥죽을 먹곤 했다.

팥죽을 통해 액을 물리치고 복을 구함으로써 우리 조상들은 가족의 건강과 집안의 안녕을 기원했다. 따라서 팥죽은 그냥 음식이 아니라 염원과 소망이 담긴 음식이다.

팥에는 각종 비타민과 칼륨, 식이섬유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피로회복에도 좋다. 이뇨작용에 도움을 주고 부종을 완화시켜준다. 또 해독작용이 있어 간 기능 향상과 숙취해소에도 좋다.

최근 여성들의 다이어트식과 소식, 숙취해소 등 다변화된 수요에 걸맞게 다양한 죽 메뉴가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대형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쏟아내는 죽과는 달리 100% 국산 팥만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끓여내는 대전, 계룡 3대 전통팥죽집을 소개한다.

대전 봉명동 명품팥죽 진월당.
100% 국산 팥으로 만든 명품동지팥죽.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대전 명품팥죽의 핫 플레이스.

전남 함평 출신 진희임 주인장의 뛰어난 요리솜씨로 100% 국산재료를 사용해 전라도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팥죽전문점.

명품동지팥죽의 원료인 팥은 광주⋅해남 등 전라도에서 생산된 팥을 사용한다. 팥을 30분 삶아 껍질째 맷돌기계에 갈아서 팥죽을 끓인다. 팥죽에는 밥알 대신에 전라도 방식으로 새알심만 들어간다. 새알심은 순수하게 찹쌀을 불려서 가루를 만들어 손으로 치대 동그랗게 만든다.

특히 일부 업소에서 팥을 빨리 풀어지고 걸쭉한 맛을 위해 소다와 감자전분을 넣기도 하지만 이집은 팥 이외에 어떠한 첨가물도 넣지 않는다. 특히 팥죽에는 새알심이 푸짐하고 텁텁한 맛이 없어 인기가 높다. 또 진하고 고소한 맛에 담백한 간까지 갖춰 목 넘김도 깔끔하다. 이런 맛으로 식사 시간이 되면 팥죽 먹으러 온 손님과 포장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보통 팥죽은 팥물을 가마솥에 한꺼번에 끓여내는데 이곳은 주문하면 프라이팬에 그때그때 저어가며 졸여 손님상에 낸다. 팥죽과 함께 나오는 섞박지와 배추겉절이는 최고의 별미. 소금은 신안 천일염을 사용하고 추자도 멸치젓과 새우젓을 양념과 함께 갈아 김치를 담가 깔끔하고 정갈한 맛이 팥죽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호박죽도 인기. 전남 해남에서 올라온 늙은 호박을 껍질 벗겨 15분 정도 삶아 맷돌기계로 갈아 죽을 만드는데 구수하고 진한 맛이 보약 먹는 기분이다. 특이한 것은 호박죽에도 새알심이 들어간다. 입구에는 늙은 호박과 국산 팥이 쌓여 있어 손님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명품팥죽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은 집이다.

연중무휴이며 브레이크타임은 오후 3~5시다.

'진월당' 동지팥죽.

계룡시 두마면 팥거리 콩쥐팥쥐.
계룡시 팥거리 전통 이어가는 국산 전통팥죽의 명소, 충남 계룡시 두마면 두계리 두마면사무소 입구 팥거리에 위치한 ‘팥거리 콩쥐팥쥐’는 조선시대부터 불러진 계룡 팥거리의 전통을 이어가는 국산 전통팥죽의 명소.

2009년부터 김승태, 오세화 부부가 운영하는 오래된 허름한 집이지만 정갈한 테이블과 깔끔한 분위기는 시골 사랑방에 온 것 같이 푸근하다. 전통방식을 고수한 팥죽 맛으로 식사 시간에는 자리 잡기가 쉽지 않은 집이다.

팥죽의 원료인 팥은 계룡지역에서 생산된 로컬 푸드 팥만을 사용해 충청도식 전통방법으로 만드는 전통팥죽 전문점으로 KBS 한국인의 밥상에 소개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곳이다. 팥뿐만 아니라 콩, 무, 배추, 고추는 모두 계룡지역의 농산물이다.

특히 충청남도 지정 착한식당으로 팥죽가격이 저렴하고 6차산업화센터의 로컬푸드 지정식당이다. 또 충청남도에서 인정하는 로컬푸드 '미더유' 인증업체다.

실내에는 김승태 주인장의 멋진 묵화와 무한불성 서각 등 감동의 글귀들이 붙어있어 기다리는 동안 읽는 재미도 있다. 이웃집 친근한 아저씨처럼 항상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손님들을 대해 편안하다.

팥죽은 새알심이 들어가는 전라도식 새알 팥죽과 충청도식 밥알로 쑨 팥죽이 있다. 팥을 30분 삶아 첫물을 버리고 다시 30분을 푹 삶아 껍질째 맷돌에 갈아 팥죽을 끓인다. 여기에는 인공조미료 등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다. 팥죽은 기본 간을 해서 입에 딱 맞고 달지 않고 구수하면서 개운하다.

팥죽에는 배추겉절이와 동치미가 밑반찬으로 나온다. 동치미는 예전 시골의 고향의 맛으로 팥죽과 궁합이 맞아 인기가 많다. 배추겉절이는 풋풋한 양념의 맛이 팥죽의 고소한 맛을 잘 느끼게 해준다. 국산김치자율표시위원회에서 인정하는 국산김치 제공집이다.

일요일은 휴무며, 오후 8시까지 영업한다.
 
'콩쥐팥쥐' 팥죽사진.

▲대전 학하동 '순천 팥칼국수' 국산 팥 등 모든 식재료 국내산만 사용하는 순천식 팥죽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 호산사거리 근처에 있는 순천 팥칼국수는 순천이 고향인 이선자 대표와 아들 지형진 부부가 운영하는 전라도 순천식 팥죽전문점.

100% 국산 팥으로 정직하게 끓여내 감칠맛과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집이다.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학하동에 위치해 눈에 잘 띠질 않지만 먹어본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식사시간에는 포장손님과 함께 북새통을 이루는 집. 동지팥죽의 재료인 팥은 충남 부여의 팥을 사용한다.

팥을 2시간 30분 정도 삶아 수작업으로 채에 걸러 앙금만 사용한다. 여기에 찹쌀로 빚은 새알심을 넣고 어떠한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는다.

특이한 건 물김치, 1인 하나씩 나오는데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팥죽을 먹고 난 텁텁한 입안을 개운하게 해줘 인기다. 배추겉절이도 전라도 손맛을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또 찹쌀 고두밥이 딸려 나오는데 팥물에 말아서 먹는 것도 별미.

동지팥죽은 양도 많지만 달지 않고 고소한 맛으로 새알심이 없다면 부드러운 수프 같은 느낌이다. 팥칼국수는 이 팥물에 손으로 직접 썬 칼국수 면을 넣고 끓여낸다. 면에는 조미료, 방부제 등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다. 호박죽은 충남 논산에서 올라온 늙은 호박을 2시간 동안 푹 고은 다음 옛날 방식으로 손으로 으깨서 찹쌀과 강남콩을 넣고 끓여 손님상에 낸다. 매장 안에는 늙은 호박들이 즐비하게 보관되어 있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일요일은 휴무다.

'순천팥칼국수' 팥죽사진.
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
명정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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