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신한은행장에 한용구<사진> 영업그룹 부행장이 내정됐다.

그는 향후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조치가 끝나면 신한은행 내부통제 최종책임자로서 사모펀드 환매중단이나 횡령 등의 금융사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책임과 의무를 가지게 된다. 물론 책임과 의무가 소홀해 사고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처벌도 받게된다. 

신한금융은 20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어 새 신한은행장 후보로 한용구 부행장을 단독 추천했다.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로 추천된 한 후보자는 1966년생으로 올해 만 56세다. 그는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1991년 신한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여러 지점장과 퇴직연금사업부 부장, 지주 원신한전략팀 본부장, 신한금융투저 부사장, 신한은행 부행장 등을 거쳐 이번에 차기 행장으로 발탁됐다.

신한금융은 한 내정자가 “현재 신한은행의 영업채널을 총괄하고 있는 영업그룹장으로서, 채널 전략, 여수신 상품, 건전성 관리 등 최근의 은행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보유하고 있으며 과거 영업점장 근무 시에는 적극적 릴레이션십과 강한 추진력으로 탁월한 영업성과를 시현한 바 있다”고 평가했다.

한 내정자는 신한은행장 취임과 동시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막중한 책무를 맡게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반복되는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은행 대표에게 내부통제 총괄책임과 의무를 부여할 방침이다.

김용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이날 “금융회사는 미흡한 내부통제를 반성하고, 내실 있는 통제가 이루어지도록 경영전략과 조직문화 전반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이러한 행태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권한이 있는 자에게 그에 부합하는 책임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은행장은 금융사고 발생에 따른 처벌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 사고에 직접적으로 개입한 바가 없다면 책임자로서 징계를 받지 않은 것. 금융감독원이 DLF사태로 전 우리은행장을 징계에 나섰지만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징계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당국의 제도개선에 따라 앞으로는 은행장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 하게 된다. 

특히 한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배경에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있는 만큼 그의 어깨는 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우리 고객들이 사모펀드 때문에 피해를 많이 봤다는 것”이라며 “누군가는 (사태에 대해) 총괄적으로 책임을 지고 정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 했다”면서 차기 회장직을 포기했다. 이에 따라 이뤄진 연속 인사로 그는 은행장의 기회를 가지게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장은 권한 만큼이나 책임이 뒤따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특히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행장이 그 책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