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젓고 다닌 北무인기…군 “용산 상공 항적 없었다”

서울 휘젓고 다닌 北무인기…군 “용산 상공 항적 없었다”

北무인기 5대 중 1대 서울 한복판까지
레이더에 탐지·소실 반복

기사승인 2022-12-27 12:27:03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 무인기가 서울 한강 북쪽까지 비행하면서 용산 대통령실 일대를 촬영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대해 군 당국이 부인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전날 서울에 진입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근처까지 비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한 질문에 “용산 상공을 비행한 항적은 없었다”고 답변했다. 

앞서 이날 일부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서울에 진입한 북한 무인기 1대가 서울 한강 이북에 해당하는 용산 근처를 비행하며 대통령실 일대까지 촬영하고 돌아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25분께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중 가장 먼저 포착된 1대가 서울로 진입했다. 다시 북으로 돌아가기까지 약 3시간가량 남측에서 비행했다. 이 무인기는 김포와 파주 사이 한강 중립수역으로 들어온 뒤 남동쪽으로 직행해 서울로 진입, 서울 북부를 거쳐 빠져나갔다고 군은 밝혔다.

군은 서울 북부의 범위를 정확히 밝히지는 않았다. 무인기가 레이더상에서 계속 추적되지 않고 탐지와 소실이 반속돼 동선이 선형이 아닌 점으로 표현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소실 구간에선 어떻게 이동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것이다. 

군은 북한 무인기가 2m 급이라고 밝힌 바 있다. 3m 이하의 무인기는 탐지나 식별이 제한적이라는 게 군의 설명이다. 

다만 탐지와 식별이 제한적이었음에도 용산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확신하는 근거에 대해서는 “우리 군 무기체계는 적의 움직임이나 예상 경로를 고려해 배치하고 그에 따라 작전을 하는데 아무래도 주요 지역에는 더 성능이 좋은 장비들을 많이 배치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 주변에 대공방어용으로 고성능 탐지 장비 등이 배치돼 있는데 여기에 부한 무인기 비행 항적이 탐지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북한의 무인기에 서울 상공이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에 대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가 수도권 핵심시설에 드론 테러 방어용 레이더 ‘SSR’를 배치했지만 실전에서 성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트위터 등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관련 뉴스 댓글 등에는 “북한 무인가가 남측 곳곳을 돌아다니고 공항은 문을 닫고 작전 중 우리 군 항공기가 고장으로 추락하고 우울하다” “무인기가 때로 들어왔는데 몇 시간동안 잡지도 못하고” “용산에 무인기가 안 왔으면 괜찮은 것이냐” 등 지적이 쏟아졌다. 

한편 군은 북한 무인기 침범에 공중 전력을 투입하고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해 대응했다. F-15K와 KF-16 등 전투기는 물론 KA-1 경공격기, 아파치·코브라 등 공격헬기까지 군용기 약 20대가 동원해 대응작전에 나섰지만 격추와 포획에 실패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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