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당내 통합을 위한 행보에 나선다. 1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다음 날에는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당 대표 취임 후 두 번째 문 전 대통령 예방으로 당내 통합효과가 얼마나 발휘될지 주목된다.
31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내년 새해 첫날인 1일 국립 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이어 서울 마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리는 김대중재단 신년하례식에 참석 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는다.
다음날인 2일에는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 후 양산 평산마을을 방문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맞는 일정들은 당내 통합을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부산·경남 지역 민심을 듣기 위한 경청 투어 일정과 함께 추진되지만, 검찰 소환이 임박하는 등 이 대표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점차 커지는 가운데 당내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 더욱 크다.
이 대표는 당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 8월 29일 앞서 평산마을을 찾았다. 취임 첫날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은 것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을 반대하던 친문 비명계를 향한 통합의 메시지를 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별로 효과가 없었다.
취임 초 통합 메시지를 낸 만큼 주요 당직 인선에서 비명계 인사들도 기용할 거란 기대가 컸는데 실제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 사무총장부터 임명직 최고위원까지 주요 당직 대부분이 친명계 인사들로만 채워졌다.
검찰의 당사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친명·비명 구분 없이 ‘야당 탄압 타도’라는 같은 기조 속에 일단 뭉치긴 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불만이 여전하고 사법리스크를 일단 지켜보자는 이들이 상당해 언제 분열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새해 첫 행보는 분명 당의 분열을 막아보자는 통합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당내 분열을 막을 수는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검찰의 수사, 기소 여부 등이 관건이라고도 설명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3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국민 다수가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한 수사가 무리하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당내 분열 조짐이 보이자 이를 결속하려는 의도로 봐야한다”며 “당 내부를 향해 다른 목소리를 내지 말라고 직접 할 수 없으니 광주를 찾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는 모습 등을 보이면서 통합의 몸짓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결국 당의 통합과 운명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와 기소 여부 등에 달렸다”며 “검찰수사 결과에서 객관적인 범죄사실이 드러난다면 이 대표를 향한 국민적 지지와 당내 여론이 금방 돌아설 것이고, 아니면 검찰과 이번 정부가 되려 큰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 대표와 김경수 전 지사와의 경남 경청투어 일정 중 만남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출소한 김 전 지사를 만나 통합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30일 최고위원회 후 기자에게 “논의된 바 없다”며 만남을 일축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