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아들과 지인 등 12명을 한국노총 내부에 부정 채용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 사무총장 측은 “증거도 없는 악의적 고발”이라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호·정연수 선거대책본부는 3일 밤 이 사무총장이 부정 채용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된 것과 관련해 “허위 고발로 이 후보를 낙선시켜 노총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특정 캠프의 치졸한 선거 공작”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동계에 따르면 이 사무총장은 업무방해와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됐다. 고발인은 한국노총 일부 간부들로 알려졌다.
고발인들은 한국노총 인사위원장이자 우정노조위원장인 이 사무총장이 아들 A씨와 우정노조 출신 인사 등 12명을 한국노총에 부정하게 채용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총장 아들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9개월간 한국노총 장학문화재단에서 근무했다. 내부에서 A씨가 이 총장의 아들이라는 논란이 일자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 사무총장은 우정노조 관계자로부터 1000만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사무총장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채용에 관해 무슨 큰 비리가 있는 것인양 보도된 것에 깊은 유감”이라며 “‘이 후보가 수사기관에 고발됐다’는 그 사실만으로 선거에서 낙선시킬 목적임이 분명하며 선거가 약 열흘 남은 이 시점에 계획적으로 기획됐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 측은 “부정채용 및 금품까지 수수했다고 고발한 해당 고발인들에 대해 즉각 허위사실, 명예훼손, 무고혐의로 반드시 형사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17일 예정된 한국노총 제28대 집행부 선거를 앞두고 경쟁이 과열되면서 각종 의혹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 위원장 후보로 출마했다. 김동명 현 한국노총 위원장, 김만재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등 2명도 입후보해 3파전으로 치러진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본 후 결과에 따라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하겠다”면서 “임원선거가 진행 중이고 선거가 과열됨에 따라 각종 의혹들이 터져나오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리 및 비위 의혹에 대해 일말의 숨김없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되는 즉시 이번 사건에 대한 내부조사와 함께 한국노총 입장을 정리해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