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눈이 즐거우니 달리는 맛도 늘었다 [쿡기자가 해봤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눈이 즐거우니 달리는 맛도 늘었다 [쿡기자가 해봤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리뷰
고품질의 그래픽, 주행감도 두 배
신규 유저 친화적인 기능 호평, 속도감 조절은 숙제로
보이스 기능-UI 등은 개선 필요

기사승인 2023-01-14 07:00:06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오리지널 트랙 ‘월드 강남 스트리트’. 디테일이 눈에 띈다.

넥슨의 대표 IP(지식재산) ‘카트라이더’의 정식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12일 출격했다. 카트라이더 원작 감성을 유지하되, 변화한 게임 환경에 맞춰 새 단장한 것이 특징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넥슨 게임 최초로 풀 크로스 플레이 환경을 지원하는 게임이다. 프리시즌에는 PC와 모바일 플랫폼만 지원하지만, 정규시즌부터는 콘솔 플랫폼에서도 서비스를 이어간다. 

초반 반응은 뜨겁다. 출시 하루 만에 모바일 양대 앱 마켓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고품질의 그래픽과 사운드, 맵 디자인 등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커스터마이징 시스템(리버리) 등의 주요 과금 모델에 대해서도 호평이 잇따른다. 넥슨 측에 따르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3No(P2W‧확률‧캡슐) 정책을 통해 유료 결제가 승패를 가르던 기존의 요소를 전면 배제됐다.

다만 다소 느린 게임의 속도감, 부족한 맵 선택권, 직관성이 부족한 유저 인터페이스(UI) 등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튕김 현상 등 불안정한 게임 환경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이 직접 플레이 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어땠을까. 

오리지널 트랙 ‘월드 이스탄불 노을 광장’. 석양과 광원 효과가 인상적이다.

눈이 즐거우니 몰입감도 두 배

문대찬 : 개인적으로는 기대를 많이 했던 작품이다. 나는 2년 전에 출시됐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러플)’를 정말 재밌게 즐겼다. 이 때문인지 카트라이더 IP가 보여줄 또 한 번의 색다른 모습이 궁금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기대대로였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그래픽이었다. 그야말로 눈이 호강했다.

김찬홍 : 고품질의 3D 모델링, 이것 하나만으로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출시 이유를 증명했다. 사운드 측면에서도 원작에 비해 풍부해서 IP만 같을 뿐 전혀 다른 게임을 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원작에선 볼 수 없었던, 아이템전에서 피격 당했을 때의 디테일한 모션 등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아이템전 피격 상황의 캐릭터 모션에 변화가 생겼다.

문대찬 : 나도 그 말을 꼭 하고 싶었다. 원작 아이템전에서는 피격을 당하면 경직된 상태로 공중에 머무를 뿐인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선 차가 뒤집히면서 찡그린 캐릭터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결승선 피니쉬 후에는 다른 게이머의 카트와 충돌하면 캐릭터가 놀란 표정을 짓더라. 디테일이 다채롭고 깊어지니 그만큼 몰입감도 높아지는 것 같았다. 

성기훈 : 두 기자의 말처럼 그래픽은 정말 나무랄 데가 없었다. 트랙을 따라 달리다 보면 눈이 다 즐겁다. 트랙의 배경 모델링이나 디테일도 훌륭해서 달리는 맛이 절로 났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오리지널 트랙인 ‘월드 강남 스트리트’는 그런 매력이 특히 두드러진다. 강남역 10번 출구나 한글 간판 등이 세밀하게 구현돼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버스 정류장 근처를 지날 때 들려오는 친숙한 안내 음성도 반가웠다. 그래픽만 달라졌을 뿐인데 몰입감 자체가 달라졌다. 

김찬홍 : 동감한다. 나는 오리지널 트랙 ‘월드 이스탄불 노을 광장’에서 감탄을 연발했다. 색감이 정말 아름답더라. 월드 테마의 성격을 잘 살려서 신비한 느낌을 받았다. 

문대찬 : 나 역시 타임어택으로 월드 이스탄불 노을 광장을 플레이 하다가 넋을 놓고 주행을 멈췄다. 광원 효과도 정말 잘 표현돼 있어 감탄만 나오더라. 사실 나는 ‘광산 꼬불꼬불 다운힐’과 같은 원작 트랙을 달리면서도 놀랐다. 트랙 디자인 품질이 상승하니 익숙한 맛이 나면서도 신선하더라. 분명 지겹도록 달렸던 트랙인데 훨씬 재밌었다.

일정 단계의 라이센스를 획득하지 못하면 다채로운 트랙을 플레이 할 수 없다.

입문하자마자 라이센스 숙제… ‘뉴비’도 쉽게 재미 붙일 수 있을까?

김찬홍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엿보이는 게임이다. 기훈 기자는 카트라이더 초보 중의 초보 아닌가. 직접 해 보니 어땠나?

성기훈 : 나는 조작 설정에서 ‘오토매틱’을 켜 놓고 플레이 했다. 여부에 따라 게임 난이도가 크게 달라지더라. 드리프트 보정도 되고 드리프트 실행 추천 구간도 나와서 쏠쏠하게 활용했다. 개인적으론 라인센스 단계가 친절하고 디테일해서 게임 개념을 익히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처음엔 드리프트 조작이 다소 낯설었는데, 드리프트와 부스터 연습을 계속 하다 보니 조금 익숙해졌다. 또 AI 매칭으로 트랙을 익히고, 경쟁 레이스를 체험할 수 있는 부분도 좋았다. 

문대찬 : 나는 초보자와 중수 그 어딘가에 있는 유저다. 게임을 해 본 결과, 초보자를 위한 기능은 많으나 배려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같이 게임을 했을 때 우리 모두 난이도가 낮고 단조로운 트랙만 반복 등장해 당황하지 않았나. 일정 라이센스를 따야 트랙의 락(Lock)이 풀리는데, 나는 어렵지 않았지만 초보자들이 라이센스를 따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조금 더 다채롭고 복잡한 맵에서 주행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기본적인 실력(라이센스)이 없으면 색다른 맛을 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셈이다. 입문 유저를 붙잡아 두려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성기훈 : 일정 부분 동감한다. 나 역시 라이센스의 전반적인 난이도가 어렵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끄러운 얘기인데, 나는 B2도 별 1개로 통과했다. B1은 아직 못 땄다(웃음). ‘배찌’와의 대결은 40분 가까이 도전했는데도 실패했다. 두 번째 바퀴부턴 배찌의 그림자도 못 보겠더라. 라이센스를 떠나 맵 선택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찬홍 : 나는 라이센스에 따른 트랙 제한은 나쁘지 않게 생각한다. 물론 숙제처럼 여겨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난이도가 높은 트랙에서 숙련도 높은 유저들과 만나 흥미를 빠르게 잃을 수도 있지 않나. 다만 성 기자의 말처럼 정규시즌에는 유저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도 고려해 봄직 하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아이템전. 전반적인 몰입감이 높아졌다.

문대찬 : 초보 유저들의 발길을 붙들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속도감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레이싱 게임의 꽃은 속도이지 않나. 드리프트를 해도 부스터 게이지가 빠르게 차지 않다 보니 주행에서의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다. 카러플을 남녀노소가 즐겼던 건, 누구나 쉽게 드리프트를 하고 부스트 게이지를 채울 수 있어서였다고 본다. 카트라이더를 플레이하면서 스피드전과는 담을 쌓았던 내 지인도 카러플에선 스피드전에 재미를 붙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김찬홍 : 비슷하면서도 다른 생각이다. 원작의 스피드에 익숙한 나로서도 게이지 충전이 한 번에 다 되지 않아 다소 답답했다. 그러나 유저 간의 격차 줄이기가 목표라면 알맞은 방향 같다. 잡기술을 쓰는 ‘고인물’을 제외하면 초보와 중수 간의 격차가 좁아질 것 같아서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문대찬 :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다. 카트라이더나 카러플에선 찬홍 기자를 따라잡기 버거웠는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선 몇 번이고 내가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개발진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방향성을 설정하면 좋겠다.

PC? 모바일? 하나만 선택한다면

김찬홍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크로스 플레이가 지원되는 게임이다. 모바일로도 플레이를 해 봤는데, 조작감은 PC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모바일 버전에서 드리프트 조작이 더 쉬웠다. 예를 들어 드리프트를 하고, 다른 방향으로 드리프트를 잡을 때 편했다고 해야 할까. 게임 품질은 플랫폼에 따른 큰 차이가 없어서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성기훈 : 나는 오히려 모바일에서 조작이 어려웠다. 손에 살이 찐 탓일까(웃음). 세심한 컨트롤이 잘 안 됐다. 키가 잘 안 먹히는 느낌도 있었다. 특히 라이센스에 도전할 때 체감이 많이 됐다. 모바일로 할 땐 죽어도 안 되던 게, PC로 플레이하니 통과가 되더라. 디테일한 조작이 안 되니 ‘리버리’와 같은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모바일에선 한계가 있었다. 

문대찬 : 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매력을 느끼려면 필히 PC 버전으로 플레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강점은 앞서도 말했지만 고품질의 그래픽인데, 모바일 버전에선 이를 체감하기가 쉽지 않다. 계정 연동을 제외하고 재미나 조작감 등의 측면을 고려한다면, 차라리 카러플을 플레이 할 것 같다(웃음).  

김찬홍 : 문 기자는 카러플이 진짜 재미있었나보다(웃음).
세밀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리버리' 시스템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만의 매력이다.

정규시즌까지 강화‧보완해야 될 점은?

문대찬 : 사소한 요소들도 짚어보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선 매우 세밀하고 자유로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스티커도 직접 제작해 붙일 수도 있다. 한 번씩 해봤나?

성기훈 : 난 해봤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요소 중의 하나가 리버리였다. ‘똥손’이라 예쁘게 꾸미진 못했는데 나름의 재미가 있었다. 나만의 카트바디를 가질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른 유저들의 카트 바디를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 포인트가 하나 생긴 것 같다. 더 많은 치장 아이템이 추가됐으면 좋겠다.

게임 대기 화면. 채팅을 할 수 없어 보이스 기능이 반강제화된다.

김찬홍 : 채팅을 못하게 된 건 아쉽다. 욕설 등을 예방하기 위한 배경은 이해한다. 다만 같은 파티원 간에는 채팅이 가능해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 지인들과 파티를 맺고 대화하려면 보이스가 강제되어야 하는 점은 불만이다.

문대찬 : 동감한다. 여기에 UI는 보다 직관적이어야 될 것 같다. 파티를 만들 때도, 트랙의 세부 설정을 바꿀 때도 우리 모두 꽤나 헤맸다. 물론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 일수도 있다(눈물).

성기훈 : 아직 20대인 나도 UI는 불편했다(웃음). 파티를 맺어 방을 만들거나 해제하는 법, 내가 원하는 트랙을 선택하는 법 등에 대한 별다른 설명도 없고 한 번에 눈에 띄지 않아 답답했다. 

김찬홍 : 판에 따른 이용자 수준의 격차가 크다는 느낌도 받았다. AI 매칭을 껐는데도, AI로 의심되는 이용자와 상당히 많이 매칭 됐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람과 대결하고 싶다.

성기훈 : 개인적으론 레이싱 도중 감정 표현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채팅 시스템이 없다면 이러한 감정 표현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경쟁의 재미를 살려주는 것도 좋아 보인다. 주행 중 동료들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던가, 상대를 제친 후 놀릴 수 있는 이모티콘 등이 추가되면 좋겠다. 

문대찬 : 아참, 게임 도중 튕긴다든가 화면이 검게 변하는 버그들이 있더라. 안정화도 필요하다.

가뿐히 1등을 하고 기사를 마감했다.

성공적인 첫 걸음, 앞으로가 기대돼

문대찬 : 카트라이더가 오는 3월 31일 서비스 종료를 앞두고 있지 않나. 넥슨 측의 자신감이 상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었다. 거듭 플레이 할수록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이었다. 그래픽‧사운드 품질이 높아 확실히 달리는 맛이 있다. 프리시즌을 기반으로 후속 패치들도 이뤄진다고 알고 있는데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게임이다.

김찬홍 : 기존 카트라이더를 즐기던 유저로서 아쉬움이 적지는 않다. 그래도 이 정도면 오케이다. 걱정이 컸지만 기대 이상이다. 아이템전이 재미있어져서 친구들과 다 같이 즐기기에 좋을 것 같다. 

성기훈 : 난이도를 낮추는 조작 설정, 친절한 튜토리얼과 라이센스. 입문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나는 P2W(돈을 쓸수록 강해지는 구조) 방식의 게임을 선호하지 않는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선 ‘현질=실력’으로 귀결되지 않는다는 게 특히 좋다. 계속 리타이어(retire)하니까 날 놀려댔는데, 빠른 시일 내 두 기자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웃음).

문대찬, 김찬홍, 성기훈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김찬홍 기자, 성기훈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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