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면담이 무산되면서 지하철 출근길 탑승 시위가 20일부터 재개된다.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시위한 뒤 삼각지역까지 이동해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 참사 22주기’ 집회를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1월 장애인 노부부가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용 리프트를 타고 이동하던 중 리프트 철심이 끊어지면서 추락한 사고다.
이 단체는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수도권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 관련 사고는 17건에 달한다”며 “여전히 장애인은 지하철, 버스, 기차, 택시,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안전하고 동등하게 이용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이 교육받고 노동하고 거주시설에서 탈시설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 시민권인 이동권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는다”며 장애인 권리 예산 및 입법을 촉구했다.
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 재개로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서울교통공사는 SNS을 통해 이날 오전 8시 전장연의 지하철 타기가 예정돼 있다고 알리면서 “4호선 열차 운행이 지연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상황에 따라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에 대한 무관용 대응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서울시 이동률 대변인은 전장연의 시위 재개 예고에 대해 “시민의 불편과 불안을 초래하는 운행방해 시위를 계속한다면 더 이상 관용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다”면서 “서울시는 지하철이 특정 단체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시위의 도구가 되는 것을 앞으로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 행위에 법적·행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이뤄질 것 같았던 오 시장과 전장연의 면담은 결국 불발됐다. 오 시장과의 단독 면담을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탑승 시위를 중단했던 전장연은 다른 장애인 단체를 제외한 단독 면담 뜻을 굽히지 않았고 서울시도 합동면담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전장연 회원들은 면담 무산 직후인 전날 오후 서울남부터미널에서 버스 승차 시위를 시도하며 고속·시위버스 휠체어 리프트 설치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버스 티켓을 예매한 뒤 승차 시위에 나서려 했으나 경찰이 제지해 버스에 오르진 못했다.
한편 전장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장애인권리입법 예산 쟁취를 위한 전국 집중 결의대회를 연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