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3년 만에 일선 학교 교실에서도 마스크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교육부가 교내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와 관련한 세부 지침을 각 시도교육청과 학교에 안내하는 가운데 현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7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 학교의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다음 주부터는 ‘노 마스크 개학’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실내 마스크가 권고로 바뀌는 30일에만 전국 초·중·고교 1740여곳이 겨울방학을 끝내고 교문을 연다. 나머지는 봄방학 없이 3월2일 새학기 시작과 함께 마스크 없는 교실에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모습이다. 마스크가 자녀의 성장 발달에 부정적일 것을 우려한 학부모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예비 중1인 이보영(13)양은 “말할 때마다 마스크에 습기도 많이 차고 너무 불편했다”며 “실내에서도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데 굳이 마스크를 쓸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겨울방학에 초등 돌봄교실을 이용한 예비 초3 전수진(10)양은 “(선생님이) 이제 돌봄교실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혹시 모르니 여분 마스크를 가지고 다니라고 했다”며 “답답하면 쓰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서울 양천구에서 초등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김정은(38)씨는 “어른도 마스크 쓰는 게 이렇게 답답한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나”라며 “마스크 써도 코로나, 독감 다 걸렸는데 굳이 써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서 아이들에게 30일부터 원하면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주부 김지연(40)씨도 “아이들이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학교에서 친구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감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은데다 코로나19와 독감 등 예방에 마스크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로 초등 1학년 입학 때부터 마스크를 썼다는 예비 초4 박유미(11)양은 실내 마스크 의무가 해제돼도 마스크를 쓰겠다고. 박양은 “마스크를 쓴 친구들의 모습이 더 익숙하다”며 “마스크를 썼을 때 더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했다.
초등 두 아이를 둔 주부 이수아(39)씨는 “아직 불안한 마음에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겨울인데다 실내 마스크를 모두 벗기 시작하면 감염자 수가 늘어날 것 같아 당분간은 더 조심하려 한다. 밀폐된 교실에서 아이들이 가까이 앉아 생활하는 만큼 아직은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야 할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정부의 세부 지침 공개를 앞두고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따른 혼란과 위험을 학교와 교사에 전가하지 않을 것을 요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학생들의 학습 공백, 정서 공백을 해소하고 본연의 교수 학습 활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교육청은 학교회복, 교사회복을 위한 지원행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총은 “학교와 교사가 방역 책임에서 벗어나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와 관련한 지침이 되레 또 다른 업무와 책임을 떠넘기는 내용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도 성명을 통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환영한다”면서도 “교육부는 27일 밝힐 세부지침 사항에 학교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실질적인 안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한다”며 “특히 자율이라는 명목으로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따른 혼란과 위험을 단위학교와 교사들에게 전가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