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전 백지화한 ‘서울항 조성사업’ 재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오 시장은 “일본에도 활성화된 크루즈 관광코스가 우리나라만 없다”며 환경 문제 등 보완책을 마련해 사업을 시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 시장은 3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해 주요 현안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이날 오 시장은 서울항 조성 사업과 관련해 일각에서 경제적 타당성과 환경오염 우려가 나오는데 대해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오 시장은 “외국인들이 인구 천만의 큰 도시 한가운데 강폭이 한 1km 정도에 이르는 엄청난 수량을 가진 강이 멋지게 흐른다고 감탄한다”며 “그런데 그 강 위에 떠다니는 배가 거의 없다. ‘한강을 잘 활용 못 한다’로 외국인들은 두 번 놀란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인 아라뱃길을 만들어놓고 이용하지 않는 난센스가 벌어지고 있다”며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물류만 조금 이용될 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다른 나라들의 경우 내륙 국가가 아닌 한 연안을 오가는 국내 크루즈(가 있다)”며 “예를 들어 여의도항에서 배가 출항해 경인 아라뱃길을 따라 나가서 서해의 각종 도서나 도시들을 연결하고 또 남해, 동해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그런 관광코스가 우리나라만 없다”며 “경제성을 분석한다면 이미 만들어진 시설을 사장시키는 것보다 활용하는 게 훨씬 더 현명한 정책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단계로 국내 여객선 정도가 다닐 수 있는 서울항을 일단 개설하겠다는 것”이라며 “ 활용 정도를 보면서 예를 들어 상해나 청도에서 배가 떠서 들어올 수 있을 정도까지 2단계, 3단계, 4단계 계획으로 이용하는 것이 미래 우리 물길 이용의 최적화와 최대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환경 오염 등 우려와 관련해선 “환경에 걸리는 부하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투자가 이뤄질 것이고 환경단체들과 꾸준히 대화를 통해 보완책을 마련해나가겠다”고 일축했다.
서울항 사업은 오 시장이 지난 2010년 재선 당시 한강 르네상스의 하나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김포에서 용산까지 대형 여객선이 운항할 수 있는 뱃길을 만들어 아라뱃길과 연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1년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백지화됐고, 오 시장이 지난해 4선 임기에 다시 공약사항으로 강조하며 한강을 서울의 명소로 만들기 위한 구상으로 내놓았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