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2일 새벽 발표한다.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춰 0.25%P(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시장은 유력하게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로 금리인상 속도조절이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1일(현지시간) 올해 첫 FOMC를 열고 금리를 결정한다. 이는 한국시간으로 2일 새벽 4시 발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에서 금리를 4.50~4.75%로 0.25%p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9일 공개한 ‘해외경제 포커스’ 보고서에서 미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개월 연속 하락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은 이후 △7월 8.5% △8월 8.3% △9월 8.2% △10월 7.7% △11월 7.1% 등 6개월 연속 하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도 미 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서 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이 ‘98.1%’라고 제시했으며,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의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도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0.25%p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속도조절 끝에 올해 금리 인상을 5%에서 마칠 것으로 전망한다.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3월에 추가 25bp 인상을 단행한 후 연말까지 5.00%의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하겠지만, 금융시장은 파월의 입보다 조만간 전개될 금리 인상 사이클 중단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과 기대가 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를 두고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막혀있던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1일 오전 대한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개최한 공동세미나에서 “중국의 공급차질 완화는 글로벌 물가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겠지만 이번 재확산에 따른 차질 정도가 과거 확산기에 비해 작았던 만큼 추가적인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면 중국의 펜트업(이연) 수요가 빠르게 확대될 경우 원자재 가격 등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지난 19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동안 중국의 경기 둔화라는 혜택을, 다소 내려간 유가의 혜택을 누렸다”면서 “내 생각에 유가는 향후 10년간 올라갈 것이고, 중국은 더 이상 물가하락 요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번 FOMC에서 금리 0.25%p 인상을 예상한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우려하며 연준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보다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일관된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미 연준의 속도조절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상도 3.5~3.75% 수준에서 멈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에 있다”며 “최종금리를 3.75%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