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금융사들에게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처로 배당자제를 강력히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권에도 ‘배당자제령’이 내려간 모양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에 대해 손실흡수능력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며 내부유보를 강조하고 있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으로 하여금 사실상 배당을 자제하고,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지시한 셈이다.
금감원이 저축은행을 상대로 이같은 지시를 내린건 저축은행의 경영상황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79개 전체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1조3393억원으로 전년동기(1조5843억원) 대비 2449억원(15.46%) 감소했다.
여기에 비용 측면인 대손충당금전입액도 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으로 지난해 9월말 5조1222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4조179억원)보다 1조1043억원(27%)늘어나면서 수익성도 줄어들었다.
연체율도 문제다. 지난해 9월말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은 2.66%로 전년 동기(2.78%)보다는 0.1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직전분기인 2분기보다 0.4%p 증가했다. 또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지난해 9월 12.88%를 기록, 1년 전 보다 0.94%p 떨어졌다.
현재 금융당국은 배당자제 권고령을 전 금융권에 확산시키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배당을 얼마나 할 것이냐보다는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재정 건전성 유지)을 갖췄느냐가 핵심이다”라고 말했으며,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춰야 하므로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중·저 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면서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금융사의 배당 확대를 경계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