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 인사 고충에 박우량 신안군수 “십분 공감”

김태흠 충남지사 인사 고충에 박우량 신안군수 “십분 공감”

신안군, 행정직 12년 동안 한 명도 안뽑으며 17% 그쳐... "현장서비스 강화 기술직 우대"

기사승인 2023-02-21 10:51:14
박우량 신안군수.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전남 신안군수가 국민의힘 김태흠 충남지사의 인사 고충에 “십분 공감하다”고 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지사와는 당적도 다르고 아무런 사전 교감도 없는 상태에서 박우량 신안군수는 지난 16일 기자에게 전화를 해 ‘김태흠 인사관련 잇단 사과 주목, 그들만의 리그 깨질까’(쿠키뉴스 2월 8일자) 기사를 보았다”면서 “김 지사의 심정을 어떨지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측컨대 주민들이 원하는 행정서비스는 환경, 농업, 녹지, 보건, 토목 등 현장 속에서 나오는데 반해 정작 특수직렬은 뒤로 밀리고, 행정직이 우대받고 요직을 독차지하는 관행에 공감을 표한 것으로 읽힌다. 

그러면서 박 군수는 “저는 취임 후 지난 12년간 행정직은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고 기술직만 채용했다”고 밝히고 “김 지사의 인사관리 고민에 신안군의 조직 운영 사례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해 충남도와 접점이 이루어질지도 관심사다. 

박 군수는 지방4급(현 7급)으로 공직에 입문해 내무부장관 비서실장과 행자부 자치운영과장, 행정제도 과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민선 4기, 5기와 7기, 8기 군정을 이끌고 있다. 

신안군은 현재 행정직렬 단수직 96개 자리를 단계적으로 4개 복수직으로 전환해 기술직 중심의 인사운영을 하고 있다. 

이는 일선 지자체의 특성상 현장중심의 업무를 추진할 때 기술직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관련분야 감독을 수행하며 행정업무처리도 같이 할 수 있는 인력운영 가능하지만, 행정직의 경우 현장 기술분야 업무를 대체할 수 없어 인력운영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신안군에서는 인사 발령후 업무 인수인계와 현황 파악 등에 몇날, 몇달을 보내는 지자체와 달리 다음날부터 현장 업무가 전개되는 등 빠른 행정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주목할 부문은 신안군의 경우 올 2월 16일 현재 총원 818명 중 행정직이 145명으로 17.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과장급 45명 중 16명만 행정직이며, 나머지 29명(64%)은 모두 세무, 농업, 해양수산, 토목, 건축, 보건 등 기술직이며, 팀장 역시 절반 이상이 기술직으로 보직되어 있다. 

박 군수는 “지난 12년 동안 기술직 중심의 행정운영은 할 수 있었던 것은 내무부 근무 당시 연공서열과 행정직이 요직을 독점하는 행태를 겪었기에 군수에 당선되자마자 혁신안을 구상하고 실천에 옮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꾸준히 기술직 중심의 행정을 펼친 결과 천사대교 개통,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제 실현, 버스 완전공영제 실시, 퍼플섬 유엔 세계최우수 관광마을 선정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기술직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현장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이뤄낸 결과로 보인다. 

김태흠 충남지사. 쿠키뉴스DB

이에 반해 충남도의 경우 광역단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신안군의 인사시스템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지난 3일 김태흠 충남지사는 5급 심사승진 대상자 30% 발탁 승진 인사 무산과 관련 전 직원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사과 메일을 보내 주목을 받았었다. 

충남도의 경우 현재 총 2149명의 직원 중 행정직이 866명으로 40%를 차지하고, 4급 과장의 경우 총 80명 중 51명이 행정직으로 채워져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의 곱지 않은 시선은 인사부서로 향하는 분위기다. 

발탁인사 지시에도 불구하고 근평(勤評) 위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인사부서의 해명이 옹색한 변명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도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들만의 리그로 수십년간 고착화된 인사위원회가 내부장벽을 쌓고 방망이만 두드리고 있다”면서 “제도 안에서 그들이 곧 법이 되고 헌법처럼 고착화 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행정직렬이 주류가 되어 스크럼을 짜듯 한 사람이 빠지면 그들 중 다른 하나가 자리를 채우는 식으로 합리화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일례로 발탁인사를 하려고 해도 어려운 이유가 선발 과정에서 한자리를 놓고 유사직렬간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격렬하게 저항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김 지사가 별 일도 아닌 것을 사과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이제는 테크시대를 맞아 직원들 한명 한명이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조직도 일반 백화점이 아닌 전문백화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선 8기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일 잘하고 현장을 잘 이해하는 기술직들의 승진 진입 장벽을 낮추는 인사시스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령 향후 35명을 인사할 때 1번~7번은 당연 선발하고, 8번~35번은 누구든지 가능하지 않겠냐”며 발탁인사 구상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신안군의 인사시스템을 눈여겨보고, 수용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 역시 “발탁 승진이 없다면 조직은 경직되고 느슨해질 것”이라고 밝힌바 있어 추후 충남도에도 현장 중심의 특수직렬이 우대 받는 등 인사 혁신의 바람이 불어올지 주목된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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