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소비와 투자도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무역 수지는 적자가 이어지면서 정부가 진단했던 ‘경기 둔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전체 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7(2020년=100)로 전월보다 0.5% 늘었다. 이는 지난해 6월 0.5% 증가한 이후 최대 수치다.
전산업 생산은 지난해 10월(-1.2%), 11월(-0.4%) 내림세를 보이다가 12월(0.0%) 보합을 거쳐 지난달 4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업권별로 보면 제조업(3.2%) 위주로 광공업 생산이 2.9% 늘어 전산업 생산 증가를 견인했다. 제조업 생산은 작년 6월(1.3%) 이후 연속 감소하다 7개월 만에 반등했다. 1월 증가 폭은 2021년 12월(4.4%)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컸다. 또한 자동차(9.6%), 1차 금속(6.7%) 생산이 전월보다 늘었고 통신·방송장비는 111.0% 증가했다.
반면 △반도체(-5.7%) △기계장비(-6.1%) △전자부품(-2.8%) 생산은 감소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33.9%나 감소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휴대용 전화기와 휴대전화용 카메라 모듈이 통신·방송장비 생산 증가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며 “2월 휴대전화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이를 반영해 생산이 많이 늘어났다. 중국 쪽 생산이 정상화하면서 모듈 생산·수출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이 소폭 증가했지만,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2.1% 감소했다. 내구재와 준내구재, 비내구재가 모두 감소한 영향이다. 개별 부문으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0.1%)와 의복 등 준내구재(-5.0%), 음식료품·화장품 등 비내구재(-1.9%)가 각각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하락하며 지난해 12월(-6.1%)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으며,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p) 내려 넉 달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수출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501억달러, 수입은 554억달러로,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의 무역수지는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산업부에서는 에너지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액 증가세가 이어진 데다, 세계 경기둔화 속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 경기는 악화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개최하고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산업 생산이 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하는 등 긍정적 움직임이 있지만 수출 부진이 지속하면서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이번 발표에 대해 평가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경기의 반등 없이는 당분간 수출 회복에 제약이 불가피한,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반도체·이차전지·전기차 등 주력 산업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인력을 양성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원전·방산 등 12개 신수출 동력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