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던 소방관이 세상을 떠났다. 임용 후 일을 시작한지 10개월된 새내기 소방관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움이 일고 있다.
7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33분쯤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오후 9시8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화재 진압과 동시에 주택 내 인명 수색에 들어갔다.
먼저 주택 내 작은방에서 할머니가 구조됐다. 구출된 할머니는 A(30) 소방사를 붙잡고 “안에 할아버지가 있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A소방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불길에 휩싸인 주택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하지만 화재 상황은 심각했다. 불길은 나무로 된 집 전체를 빠르게 태웠다. 사방으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A소방관은 결국 주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할아버지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A소방사는 지난해 5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1년차 신입 화재진압대원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남은 유족에게 충분한 위로와 보상이 있길” “가슴이 먹먹하다”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위험한 상황인 걸 알면서도 (불난 집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게 너무 안타깝다” 등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마음이 안타깝고 슬픔을 금할 길이 없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마음 깊이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부는 고인이 가시는 길에 한치의 부족함이 없이 예우를 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소방당국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A소방관의 위험직무순직을 추진 중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