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총회장에서 주주들의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회사의 경영 상황과 미래 전략, 주주가치 등에 대해 물었다.
제54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가 15일 오전 경기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주주 600여명과 기관투자자, 경영진 등이 참석했다.
주주들은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 사업 현안 등과 관련한 질문도 쏟아냈다. 애플페이가 국내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삼성페이의 국내외 전략, 출시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OLED(올레드) TV를 국내 시장에 내놓은 이유, 로봇사업부의 향후 계획, 반도체 인재 영입 계획 등이다.
삼성전자는 각 현안에 대해 “우리만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운영하게 됐다”, “걷기 운동용 웨어러블 로봇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 “유수 대학 및 교육기관 대상으로 전공인력 양성을 지원할 계획” 등의 답변을 내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 임원 복귀 여부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며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바란다”고 답했다. 이 회장에 대한 등기이사 복귀는 이번 주주총회 안건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쓰린 질문도 있었다. 한 남성 주주는 폭락한 주가와 배당금 등에 대해 질의했다. 그는 “지난해에 비해 당기 순이익이 올랐지만 배당금은 똑같다”면서 “10만원대에 주식을 샀는데 현재 6만원 턱걸이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부터 연간 배당을 9조8000억으로 증액했다”며 “정기 배당을 초과해 잔여 재원 발생할 경우 추가 환원을 실행하겠다”고 답했다.
주주총회 운영 관련 비판도 나왔다. 이날 또 다른 남성 주주는 내부 회계 제도의 구체적인 운영 방법에 대해 질의했다. 삼성전자는 “회사는 여러 대내외 상황과 제반여건을 다각도로 충분히 감안해 경영활동 수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관련 사항을 충분히 감안하는 등 회사 발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이에 일부 주주들이 “의장님이 답변하신 것은 명백한 동문서답”이라며 재차 문제를 제기했다. 또 다른 남성 주주도 “너무 두루뭉술하게만 답변한다. 주주를 무시하는 것 같다”며 “주주들이 삼성전자가 발전하는 것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주총회장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의장을 맡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주주총회가 끝나갈 무렵 사과 후 상세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 말씀드린다”며 “회사는 내부회계 관리제도 모범 기준에 따라 15개 영역으로 세분화, 619개 핵심 통제에 대해 주기적으로 평가 점검하고 있다. 처음 답변이 충분하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주주총회에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등은 모두 가결됐다. 각각 99.51%, 97.54%, 99.26%의 찬성률을 보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