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금지령이 내려진 우크라이나로 의용군 참전을 위해 무단 출국했던 이근 전 대위가 20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이 끝난 후에는 자신을 쫓아온 유튜버와 충돌을 빚는 소동도 있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위의 여권법 위반과 도주치상혐의에 대한 첫 공판에서 그는 공소사실 모두를 인정했다.
이 전 대위는 법정은 나와 취재진에게 “참전에 대해선 저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여권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했다.
앞서 이 전 대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발발하자 국제 의용군에 동참한다며 우크라이나로 출국해 외국인 의용병 부대 소속으로 전투에 참가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가 발령된 국가였으며, 특히 외교부는 참전을 이유로 한 출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초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그는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5월 귀국했다.
이날 법정 밖에서는 이 전 대위와 적대적인 관계인 한 유튜버가 충돌하기도 했다.
이 전 대위는 유튜버 구제역이 자신을 따라다니며 “신용불량자로 6년을 지냈는데 채권자에게 미안하지 않냐”는 질문을 던지자 욕설을 내뱉으며 그의 얼굴을 한차례 폭행했다. 유튜버가 계속 휴대전화를 들이대며 계속해서 질문하자 이 전 대위는 그의 휴대전화를 쳐 땅에 떨어뜨렸다. 구제역은 평소 이 전 대위가 빚을 지고 갚지 않는다는 등의 각종 의혹을 제기해 온 유튜버다.
구제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근에게 폭행, 재물손괴를 당했다’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실제 경찰이 출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이 전 대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록실’ 측은 커뮤니티를 통해 “구제역(실명 이준희) 포함 허위사실 유포한 모든 사람 고소 중인 것을 알려 드린다”고 했다. 이와 함께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을 공개했다.
한편 이 전 대위는 이날 여권법 위반과 함께 도주치상 혐의에 대한 재판도 함께 받았다. 지난해 7월 서울시내에서 차를 몰다가 오토바이와 뺑소니 사고를 낸 혐의도 받는다. 이에 대해 이 전 대위 측은 고의로 도주한 게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 전 대위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4월24일 열릴 예정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