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롯이 사실상 1차전을 버린 것이나 다름 없었다. 김승기 감독은 대패에 ‘어쩔 수 없었다’라면서도 팬들에게 사과했다.
고양 캐롯은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안양 KGC와 1차전에서 43대 99로 패배했다.
56점차 패배는 프로농구 출범 이후 정규리그,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을 통틀어 최다 점수차 패배다. 또한 캐롯이 올린 43점도 역대 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소 득점이다.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와 5차전 끝에 간신히 4강 무대를 밟았지만, 정규리그 1위 KGC의 벽은 너무 높았다.
김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팬들에게 죄송하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상황이었다. 오늘 경기를 끝까지 따라가려고 끝까지 했다면, 2차전이 없다고 봤다”라면서 “체력을 안배했다. 2차전은 총력전으로 나가겠다.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안 좋았다. 팬들이 많이 왔는데 열정적으로 못해서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어 “6강 플레이오프 5차전 끝나고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총력전이다. 2차전부터는 변칙 수비도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반전에 25대 52로 끌려가자 김 감독은 사실상 경기를 포기했다. 3쿼터와 4쿼터에는 단 1번도 작전 타임을 부르지 않았다. 체력 안배를 위해 주축 선수들의 출전 시간도 조절했다. 이정현은 16분43초, 디드릭 로슨은 20분25초만 뛰었다. 김 감독은 “로슨과 정현이가 (이전에) 너무 많이 뛰었다”라면서 “오늘 성현이가 많이 뛰었는데 2차전은 시작부터 나갈 것이다. 제대로 짜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의 몸 상태도 좋지 않다. 에이스인 전성현이 이명 증세를 겪고 있고, 이정현은 이날 오세근과 충돌하다가 팔에 타박상을 입었다. 주장 김강선은 착지 과정에서 발목이 살짝 돌아가기도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좋지 않았지만 뛸 수 있다고 했다”라면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과정을 팬들도 알기에 이해해줄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2차전은 오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김 감독은 “상대가 우리를 갖고 놀더라. 우리는 이정현만 공을 가지고 플레이 하는데 상대는 모두가 공을 가지고 플레이를 했다. 2차전에서는 다른 방법을 꾀해야 한다”라면서 “다음 게임은 정상적으로 정확하게 다 짚고 넘어갈 것이다. 주말 경기인 만큼 팬들이 더 많이 찾아오시기에 세게 붙겠다. 이기기 쉽지 않지만 ‘잘했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양=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