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분기에 이어 전기·가스 요금을 인상하면서 시민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겨울 '난방비 폭탄'에 이어 올여름 냉방비 부담을 우려하는 것이다.
15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올해 2분기(4~6월) 전기·가스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내일부터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이 오른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4인 가구 기준 전기·가스요금은 한 달에 7400원 가량 더 내게 된다.
이를 접한 시민들은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두고 올여름 '냉방비 폭탄'이 두렵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20대 A씨는 "가뜩이나 전기 요금만 오르는 게 아니라 물가나, 대출 이자 등도 다 오르고 있지 않냐"며 "사회초년생으로서 에너지 비용 인상 부담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지난해 겨울 난방비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이상기후 때문에 겨울은 더 추워지고 여름은 더 더워지고 있는데, 올여름이 걱정"이라며 "에어컨을 틀면 지난해처럼 요금 폭탄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에 사는 전기차 차주 B씨는 유류비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해 전기차를 구매했다. 그는 전기 요금 인상폭을 두고 "그래도 충전비가 애초 기름값보다는 현저히 적게 나온다"면서도 "전기 요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에 충전비 부담을 점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에게도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서울 연세대학교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C씨는 "원자잿값은 점점 오르는데, 가스와 전기요금까지 오르니 상황이 너무 열악하다"며 "아무래도 학교 앞이다 보니 가격을 쉽게 올리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 3년간 너무 힘들었는데 드디어 학생들이 오기 시작했다"며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들까 봐 두렵다"고 털어놨다. 요식업은 업계 특성상 가스와 전기 사용량이 높은 편이다. 그는 "전기요금이 조금씩 오르다가 지난 4월에는 전달에 비해 10만원이 더 나왔다"며 "본격적인 여름이 되면 에어컨 냉방비가 배로 나올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전기·가스요금의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장관은 "한전과 가스공사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위기를 타개하기 어렵다"며 "에너지 공급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고 한전·가스공사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