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95억원… ‘만삭아내 살해 무죄’ 남편, 소송 또 이겼다

보험금 95억원… ‘만삭아내 살해 무죄’ 남편, 소송 또 이겼다

보험사마다 소송 결과 엇갈려

기사승인 2023-05-23 07:14:58
서울중앙지법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만삭의 캄보디아인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 판결을 받은 남편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법원이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문광섭 정문경 이준현)는 남편 이모씨가 교보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교보생명보험이 A씨에게 2억3000만원, A씨의 딸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지난 2013년 8월23일 승합차를 운전하다가 갓길에 주차된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동승했던 임신 7개월 아내(당시 24세)가 숨졌다.

사고 이후 검찰은 이씨가 2008~2014년 아내를 피보험자로, 자신을 수익자로 한 보험 25건에 가입한 점 등을 들어 살인·보험금 청구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가 가입한 보험금은 총 원금만 95억원이며 지연 이자를 합치면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은 “범행 동기가 선명하지 못하다”며 살인·사기 등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2021년 3월 금고 2년형을 확정했다.

A씨는 보험사들을 상대로 보험금 지급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교보생명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의 1·2심 재판부 역시 “이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 계약을 맺었다거나 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배우자를 살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도 A씨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과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고, 미래에셋생명과 라이나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소송은 패소했다. 1심 판단이 내려진 사건 대다수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고 메리츠화재해상보험만 항소하지 않아 A씨의 승소 판결이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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