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 훼손·유기 혐의를 받는 피의자 정유정(23)의 신상정보가 공개됐다.
1일 부산경찰청은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달 26일 피해자 B씨를 살해하고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범죄 수사프로그램을 자주 보면서 살인 충동을 느끼게 됐고, 실제로 살인을 해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전날 경찰조사에서 털어놨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3개월 전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검색하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발생 이틀 전에는 과외 앱에 학부모 회원으로 가입해 피해자 A씨에게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이어 A씨에게 자신의 아이가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 뒤 온라인에서 구매한 교복을 입고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를 살해한 뒤 자기 집으로 가서 캐리어(여행용 가방)를 챙긴 정씨는 가게에서 락스와 비닐봉지 등을 사 들고 다시 현장으로 갔다. 또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휴대전화와 신분증, 지갑 등을 함께 챙겨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A씨의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27일 새벽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 풀숲으로 이동해 시신을 유기했다. 당시 A씨를 태운 택시기사가 혈흔이 묻은 여행용 가방을 버리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 범죄 피의자 신원을 공개한 것은 지난 2015년 10월 ‘부산 서면 총기 탈취범’ 사건 홍모씨 얼굴 공개 이후 약 8년 만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