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학교폭력(학폭) 문제가 초·중·고등학교를 넘어 대학에서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청소년정책 연구원이 발간한 학술지 ‘한국청소년연구’에 게재된 ‘대학생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와 개선을 위한 예방대책 방안 연구’에 따르면, 4년제 대학생 10명 중 3명은 대학에서 학교폭력을 목격했다. 앞서 연구진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총 7개월간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질문지를 배부해 총 467명의 설문 결과를 수집했다.
조사에 응답한 대학생 467명 중 135명(28.9%)은 대학에서 학교폭력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비수도권 학생의 39.5%, 수도권 학생의 20.0%가 학교폭력을 목격했다고 답해 비수도권 대학에서 학교폭력이 더 많이 퍼진 것으로 파악됐다.
폭력의 종류는 언어폭력이 68.9%로 가장 많았다. 성추행·성폭력(32.6%), 신체 폭력(17.0%)이 뒤를 이었다. 강제 심부름(16.3%), 집단 따돌림과 사이버 폭력(11.9%)도 목격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 학년에서 언어폭력과 성추행·성폭력 비율이 높은 것과 달리, 1학년은 언어폭력 다음으로 강제 심부름 비율이 높았다.
학교폭력 목격 장소는 강의실이 78.4%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 뒤로는 강의실 외 교내 시설(46.4%), 교내 건물 밖(35.1%) 순이다. 응답자의 8.6%가 ‘학교폭력 피해를 직접 겪었다’고 답했고, 가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없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 10명 중 6~7명(66.3%)은 경찰이나 학교에 신고하지 않았다. 신고한 학생 비율은 27.9%에 그쳐, 학교폭력을 목격해도 방관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학교폭력 신고율이 낮은 이유를 두고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학교에 계속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 측의 조치가 없는 것”이라고 꼽았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교육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