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년여 만 최소폭으로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다만 연내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4%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달 수치는 지난 2021년 3월(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더불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망치인 4%에도 부합했다. 특히 2021년 4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소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5.3% 올랐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는 미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장 중 98%까지 높였다. 전날 기준으로는 70% 수준이었다. 금리 동결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상을 통한 긴축이 불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상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책금리가 높은 상황 속에 양적긴축(QT)과 연방정부의 대규모 자금 조달이 맞물려 시중은행 예금 이탈할 가능성은 남아있다”며 “이 점을 고려하면 향후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금융과 실물 환경은 충분히 긴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중고차 재고 부족과 저소득층 중고차 수요 증가 반영으로 근원 인플레이션이 강세를 보였다고 추정한다”며 “최근 만하임 중고차 도매가격이 하락한 것을 감안할 시 중고차가 이끄는 인플레이션 국면은 끝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기준금리 동결 예상 속에 연내 인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물가가 금리 인하로 이어질 정도로 하향 안정세에 진입하지는 않았다는 셈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과 마찬가지로 휘발유 외에 뚜렷한 물가 하방 압력은 부재한 상황”이라며 “근원 PCE와 마찬가지로 근원 CPI도 일정수준에서 정체국면을 지속하는 가운데 일부 품목들은 불안정한 모습이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여전히 물가 상방 리스크를 높게 평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6월 호주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록에 언급된 것처럼 주택가격 반등은 현재 금리 수준이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 아닐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6월 동결은 스킵일 가능성이 높고, 추후 결정은 데이터에 의존하는 흐름을 지속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