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최모(28·여) 씨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강도 높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2개월 동안 하루에 500칼로리만 섭취하는 초절식 식이요법을 진행한 최 씨는 8kg를 감량했지만, 갑자기 고열을 동반한 심한 복통이 이어져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겼다. 평소 속쓰림을 자주 경험했던 최 씨는 단순한 위경련인 줄 알고 휴식을 취했는데 구역질과 고열, 복통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고 급성 담낭염을 진단받았다.
최유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21일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담낭의 움직임 자체가 평상시보다 떨어지게 된다”며 “고지방 식이를 피하고 장기간 금식을 하는 등 과도하게 식단을 조절할 경우 담즙 농도가 진해져 담즙 배출을 막거나 담즙이 담낭에 고이면서 담석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담석은 담낭에서 담즙이 나가는 통로인 담낭관을 막아 염증을 일으키면서 급성 담낭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급성 담낭염은 대부분 담석에 의해 생기며 담석의 원인은 환자의 유전적, 환경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연관돼 있다. 보통 40세 이후에 유병률이 증가하는데 최근에는 젊은 층에서 다이어트를 심하게 해 담석증이 생기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급성 담낭염의 주요 증상으로는 심한 복통과 구토, 고열, 오한 등이 있다. 특히 오른쪽 윗배 통증이 심해 위경련이나 급체와 혼동하기 쉬우며 응급실을 찾을 만큼 통증 강도가 셀 수 있다. 담낭 벽이 썩거나 천공이 생긴 경우 주변 장기와 엉겨 붙기도 해 중증질환으로 번질 수 있다.
담석으로 인해 생긴 담낭염은 대부분 담낭 절제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가급적 빨리 담낭을 절제하는 것이 좋다. 담낭을 절제하지 않으면 그대로 남아있는 담석이 반복적인 통증을 유발하며 황달이나 췌장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의사와 상담을 해야 한다.
급성 담낭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 담낭에 담즙이 오랜 기간 머물러 끈적끈적 해지다가 돌처럼 굳는 담석화 현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채소 같은 식이섬유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예방에 효과적이다.
최 교수는 “급성 담낭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칙적인 식사와 올바른 영양섭취가 중요하고 과도한 식이 다이어트는 피해야 한다”라며 “고열을 동반한 오른쪽 윗배 통증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