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H 한-베트남 산업단지 분양 저조…여전히 미분양

[단독] LH 한-베트남 산업단지 분양 저조…여전히 미분양

기사승인 2023-06-28 06:00:35
국토교통부 

베트남 최초 한국형 산업단지 분양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을 시작한 지 1년 8개월이 지나도록 분양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미분양이 장기화할 경우 사업을 주도한 한국주택토지공사(LH)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베트남 경제협력 산업단지(흥옌성 클린 산업단지) 분양률은 30%에 불과하다. 전기·전자분야 제조업을 영위한 중소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대부분 대기업 벤더(하청)다.

흥옌성 클린 산업단지는 베트남에 진출하는 한국기업을 위한 산업단지다. 단지는 143만1000㎡(43만평) 규모로 오는 2024년 9월 조성 예정이다.

LH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가 참여하는 한국 컨소시엄(75%), 베트남 기업 THD에코랜드(25%)가 만든 합작법인(VTK)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분양은 착공 이전인 2021년 12월 우선 공급, 지난해 9월 1차 일반 공급 등 현재까지 두 차례 이뤄졌다. 분양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분양 실적이 저조한 이유는 환율 때문이다. 일반제조시설용지 19필지, 24만㎡를 공급하는데 당시 가격은 ㎡당 102~113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환율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전쟁 장기화 우려로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 7일 장중 1220원대를 넘기며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달러 강세에 부담을 느낀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것이다.

LH관계자는 “분양 타이밍이 안 좋았다”라며 “해외사업을 하다 보니 달러로 토지를 공급하는데 원화대비 달러가치가 올라서 한국기업에겐 부담이 더 되는 구조라 공급여건이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30%는 공급이 된 상황”이라며 “하반기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LH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2차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주관사가 베트남 합작법인이라 이 또한 미정이다. 분양률이 저조하면 국외 기업 유치도 검토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LH 관계자는 “2차 일반 공급을 이달 마지막 주로 계획하고 있는데 베트남 합작법인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이르면 다음 주고 늦으면 7월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양이 덜 되면 글로벌 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으나 아직은 한국형 산단으로 조성하다보니 국내기업들로만 입주를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베트남 흥옌성은 서울 1.5배 면적, 인구 약 12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다. 하노이와 하이퐁을 연결하는 북부 경제벨트에 위치해 외국인 투자 증가로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지역이다.

하노이-하이퐁 간 고속도로에 인접해 한국기업 접근이 용이하고 공항·항만과도 1시간 이내 거리에 있다. LH가 최근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GPP)을 맺은 5개 지방성 중 한 곳이기도 하다.

LH는 본지 보도 후 해명 자료를 배포했다. 

LH 측은 “클린산업단지는 전체 58개 필지 중 현재까지 24개 필지 공급을 시행, 20개 필지 공급을 완료했다. 분양률은 86.35%”라며 “‘분양률 30%’는 전체 필지 중 공급완료 비율로 미공급 필지가 포함된 수치”라고 해명했다. 

이어 “미공급 필지는 공사일정 및 토지사용가능시기 고려하여 오는 7월부터 순차 공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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