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륙할까’ 항공株…저유가·저환율·휴가철 효과에 ‘비상’

‘다시 이륙할까’ 항공株…저유가·저환율·휴가철 효과에 ‘비상’

이달 들어 원만한 주가 상승세 돌입…LCC는 급등
비수기에도 황금연휴 등 다수 호재 발생
증권가, 3분기 성수기 효과에 호실적 전망

기사승인 2023-06-30 06:00:44
사진=제주항공 제공.

코로나19 엔데믹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인 항공주가 다시금 이륙할 모양새다. 국제유가가 채산성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여름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엔저 현상에 따른 일본여행 수요가 큰 폭으로 늘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선 항공주의 투자심리와 기초체력이 동시에 좋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점에 머물렀다고 평가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 주가는 이달 들어 9.5% 상승한 2만4200원(28일 종가 기준)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갔으나 최근 상승세가 확인된 셈이다. 

같은 기준 아시아나 주가는 1% 상승에 그쳤으나 동기간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던 점을 감안할 시 강보합세를 보였였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 주가가 눈에 띄게 올랐다. 진에어와 제주항공, 티웨이항공은 이달 들어 각각 9.3%, 6%, 9% 상승했다.

해운과 항공 택배 등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운송 지수도 지난달 말부터 28일 종가 기준 5.73% 증가했다. KRX 운송 지수에는 대한항공과 제주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가 포함돼 있다.

이처럼 국내 항공주들이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은 유가 가격이 과거에 대비 현저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67달러 내린 배럴당 67.70달러로 마감했다. 한 달 전인 72.67달러보다 6.8% 하락했다. 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3월 123.70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통상 항공사는 고정 지출 비용 중 20~30%가량을 유류비에 소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가 변동성이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가 올라갈 시 약 2600만달러(약 343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여기에 더해 유류할증료도 같이 상승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유가가 하락세일 경우 그만큼 비용이 절감된다. 아울러 유류할증료도 인하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완화돼 항공 수요 증가까지 바라볼 수 있다.

또한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이 여행 수요 확대에 힘입어 회계 2분기와 연간 기준 주당순이익(EPS), 잉여현금흐름(FCF) 실적 전망치를 상향한 점도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엔저 현상에 따른 일본여행 수요가 큰 폭으로 늘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부양에 한 몫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1.11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19일에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에 800원대로 진입하기도 했다. 이는 일본은행(BOJ)이 초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에 기인한다. 엔화 가치는 올해 1분기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인천국제공항의 수송 통계를 살펴보면, 총 항공기 운항횟수는 2만7860회로 지난 2020년 1월 이후 최대수준을 기록했다”며 “제주항공의 경우 운항과 수송인원 모두 코로나 이전의 사업량을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항공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적(Neutral)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하는 추세다. 2분기 적립된 호재에 이어 성수기를 맞이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해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에 속하는 5월은 황금연휴 효과가 컸고, 마찬가지인 6월도 나쁘지 않았다”며 “대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됐고, 3분기에는 7~8월 휴가와 9월 추석 연휴가 있어 일본·동남아 노선은 호황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연구원은 LCC의 실적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연중 LCC 실적은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필요할 것”이라며 “투자심리와 기초체력이 동시에 좋아지고 있음에도 항공주는 아직도 시장 관심 밖에 머물러 있다”고 부연했다. 성장 동력이 충분한 만큼 주가가 저점에 형성됐단 판단으로 풀이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화물에서의 감익 요인, 여객에서의 증익 요인 중 어떤 게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인가가 이익 전망의 중요한 변수”라며 “항공화물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여객 사업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2분기 이후 예상보다 개선된 영업실적을 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강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에 따라서 주가 변동이 있을 수 있음은 염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