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2조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바닥론이 종료됐다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오전 11시3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0.27% 상승한 7만32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초반 7만3600원까지 오르면서 장중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들어서 지난 3일(종가 기준)까지 32% 급등했다. 이는 외국인의 매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2조790억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매수세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집계한 외국인 순매수액의 약 82%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해 총 8조7150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 상황이 반전된 셈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지난 2분기 ‘반도체 바닥론’을 내놓은 이후 3분기에 저점을 통과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친다. 특히 삼성전자에 이어 D램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 회계연도 3분기(3~5월) 37억5200만달러(약 4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고 해결을 위한 감산 방침에 따라 수급이 안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황 반등의 출발점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리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9만4000원으로 상향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바닥론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의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예상한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4600억원이다. 시장 예상치를 79%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59조3000억원으로 예상치보다 4% 적은 수준으로 전망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실적 발표의 관전 포인트는 메모리 회복이다”며 “메모리 출하량이 늘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 규모가 전 분기 대비 감소해 영업이익은 개선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채 연구원은 “2분기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전 분기 대비 15% 증가하면서 2분기 말을 기점으로 메모리 재고는 감소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는 감산 본격화에 따른 단위 비용 증가로 올해 1분기 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디바이스 경험(DX) 부문 등에서의 보수적 마케팅 비용 집행 등 비용 통제 효과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력관리 통합칩(PMIC) 이슈 등에 따른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판매 지연을 감안할 시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D램 출하는 업황 저점론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