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株, 2분기 ‘바닥론’ 도달…향후 주가 방향은

반도체 대장株, 2분기 ‘바닥론’ 도달…향후 주가 방향은

AI서버 확산은 수요 측면 ‘양날의 검’

기사승인 2023-07-07 06:00:28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박효상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장주의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 감축이 재고 정상화로 이어지면서 실적 바닥은 2분기가 될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 그러나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확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에 ‘양날의 검’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어 전고점 도달은 미지수인 상황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56% 하락한 7만1600원으로 약보합세에 마감했다. 같은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도 2.49% 내린 11만3800원에 종료됐다. 

이들 주가는 지난 3개월 동안 높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15% 올랐다. 특히 이달 4일 장 중 7만36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도 36% 증가했다. 국내 대형 반도체주가 순항을 한 셈이다.

주가 상승 배경은 반도체 바닥론에 기인한다.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경기가 2분기에 저점을 찍고 3분기 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친다. 특히 삼성전자에 이어 D램 글로벌 시장점유율 2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올해 회계연도 3분기(3~5월) 37억5200만달러(약 4조9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재고 해결을 위한 감산 방침에 따라 수급이 안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메모리 산업이 매출 측면에서 바닥권을 지났다고 본다"며 "산업의 수급 균형이 점차 회복되면서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의 출발점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증권가도 반도체 업황에 대해 긍정적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의 경우 올해 3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출하 수요가 저점을 지나면서 가격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관심도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유일하게 4세대 HBM 제품(HBM3)을 양산 중이다. 해당 제품은 챗GPT에 사용되는 엔비디아 CPU H100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도 최신형 HBM 개발을 목전에 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삼성전자의 HBM3 공급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같은 AI서버 확산은 메모리반도체 수요 관점에서 업황 회복에 ‘양날의 검’이란 관측도 나온다. AI서버에 소요되는 높은 투자비용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서버는 제조원가(BOM Cost)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GPU 비용으로 일반 서버 대비 12~27배가량 높은 투자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AI서버 시장이 전년 대비 38% 수준으로 성장하는 대신, 일반 서버 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서버 시장 축소가 AI서버의 메모리 수요 증가 효과를 상쇄하는 것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서버 시장 규모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일반 서버 수요는 추가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며 “이 경우 전체 서버향 메모리 수요는 전년 대비 오히려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아직 빅테크 기업들의 서버 투자가 공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매크로 환경이 아님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추정 주가수익비율(PER)이 46.16배로 과도하다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통상 PER이 30배가 넘을 경우 고평가됐단 꼬리표가 붙는다. SK하이닉스는 적자 영향에 추정 PER이 -10.18배로 집계됐다.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전망만 바라보기엔 과거 사례를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초 '10만 전자' 직전 시기에 증권사의 반도체 슈퍼사이클 전망에 무분별한 매수 의견으로 다수 투자자들이 진입했다. 그러나 이후 지속된 주가 하락세로 평가손실이 일어난 바 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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