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못 보는 사람, ‘뇌 편도체’ 예민”

“공포영화 못 보는 사람, ‘뇌 편도체’ 예민”

기사승인 2023-07-07 14:15:17
김원 인제대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상계백병원

공포영화 선호도가 ‘뇌 편도체’ 자극 반응에 따라 갈린다는 주장이 나왔다.

7일 김원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공포영화를 잘 보는 사람과 못 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편도체의 예민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뇌 영상 연구 결과 공포영화를 잘 보는 사람은 놀람과 무서움에 대한 편도체의 반응이 크지 않다. 이들은 무딘 편도체를 자극하기 위해 더 무섭고 강렬한 것을 원한다. 

반대로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사람의 편도체는 조그만 자극에도 매우 민감하다. 예민한 편도체는 평소에도 잘 놀라고 피곤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자극을 싫어하는 것이다.

공포영화 선호도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편도체가 무딘 사람은 적절한 각성과 자극을 위해 공포영화 마니아가 되는 경우가 많고 이는 신체나 정신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면 편도체가 예민한 사람은 공포영화 포비아가 생겨 점점 더 공포영화를 싫어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에게 억지로 공포영화를 보게 한다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싫어하는 자극에 계속 노출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의 작용이 길어져서 우리 몸과 마음은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은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는 설명이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곧 여러 스트레스 질환과 우울증, 불안증의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공포영화를 보면 오싹한 느낌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공포 반응은 원시시대부터 생존을 위해 뇌에 갖춰진 비상경보 시스템의 작동이라고 할 수 있다”며 “호랑이를 만났다고 가정할 때 호랑이와 싸울 건지, 도망갈 것인지 순간적으로 결정해야 하는데, 이때 편도체가 대뇌 피질과 함께 위험도에 따른 적절한 대처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발맞춰 시상하부는 자율신경계에 명령을 내려 몸을 전투 체제로 전환하는데,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흥분하면 온몸에 변화가 시작된다”며 “온몸에 털이 곤두서고 팔다리에 근육이 솟으면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등의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포영화를 볼 때는 우리 옆에 실제 호랑이는 없다. 뇌는 위급 상황이라며 전투 명령을 내렸지만, 몸은 심한 운동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며 “결국 우리 몸에서는 근육 운동과 열 발생 없이 땀만 나거나 온몸의 감각이 예민해진다. 땀이 식으면 오싹함과 시원함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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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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