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자이저·듀라셀, 다이소 건전지보다 비싼 이유 물어보니

에너자이저·듀라셀, 다이소 건전지보다 비싼 이유 물어보니

가격 대비 성능 제품별 최대 7.3배 차이 있어
다이소·이마트 등 PB 제품이 가성비 더 뛰어나

기사승인 2023-07-11 12:48:22
픽사베이

소비자들의 생활 필수품 중 하나인 ‘건전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알카라인 건전지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그렇다면 가격에 따라 성능도 차이가 있을까. 

한국소비자원의 지난 2018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전지의 가격 대비 성능은 제품별 최대 7배 넘게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100원당 사용 시간으로 비교한 가성비는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다이소 등의 제품이 오히려 더 나았다.

이와 관련해 11일 소비자원 관계자는 “조사 당시 건전지 품질에 대해 비교를 한 것”이라며 “유통 과정의 차이나 가격 결정 조건 등을 조사한 건 아니다. 매년 제품 품질을 비교하는 항목이 정해져 있어서 조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가격에 비해 실제 제품 간 성능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PB브랜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같은 요인으로 채널의 유통 과정 및 판매 구조 등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유통 채널의 경우 상품 원가에 마진을 붙여서 판매가를 정한다. 정해진 판매 가격에 맞춰 상품을 들여오는 형태”라며 “저가라고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파는 건 아니다. 묶음 판매는 포장비를 낮출 수 있고 가격에 최대한 볼륨을 갖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건전지는 소모성 제품이기 때문에 많이 사도 부담이 없어 박리다매로 판매가 되는 상품”이라며 "박리다매 안에서도 최저가에 좋은 품질을 선보이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면 그 건전지를 구매하는 게 당연하듯이 가격보단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른 선택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상='1분딱' 장경호 PD

반면 전문가는 유통 과정 상의 문제로 가격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진단했다.

윤성훈 중앙대 융합공학부 교수는 “건전지의 경우 유통 문제에서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제품”이라며 “내부적으로 얼마나 생산 자체를 최적화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교수는 “에너자이저 등 브랜드 업체들은 이미 기술적인 부분은 확립이 된 상태다. 건전지 공정 과정에서 누액 등을 얼마나 잘 잡아냈느냐가 핵심 사안”이라며 “공정이 안정화돼있기 때문에 공정 자체서 나올 수 있는 불량이 적다. 외부 케이스에 대한 긴밀성에서 차이가 날 순 있겠지만 이것도 극히 드물 것”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큰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인지 듀라셀, 벡셀 등 유명 건전지 제조회사들에 문의를 해봤지만 결론적으로 “답변할 내용이 없다” “최종판매가는 유통업체에 의해 결정되고 가격 책정이나 마진 등에 대해선 내부 정보라 공개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 돌아왔다.

한국소비자원은 조사 당시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7개 브랜드 건전지(듀라셀, 로케트, 벡셀, 에너자이저, 네오(다이소 PB), 노브랜드(이마트 PB), 온리프라이스(롯데마트 PB)) 20종(AA형 10종·AAA형 10종)을 대상으로 지속시간과 가격 대비 성능, 안전성 등을 평가했다.

그 결과 안전성에서는 전 제품이 이상이 없었지만 지속시간, 가성비 등에서 제품별로 차이를 보였다. 

지속시간을 바탕으로 가격 대비(100원당) 성능을 평가한 결과 AA형은 최대 6.3배(4~25분, 고부하시), AAA형은 최대 7.3배(15분~1시간50분, 중부하시)로 차이가 컸다. 모든 사용 조건에서 네오 제품이 상대적으로 가장 우수했고 노브랜드와 온리프라이스도 양호한 성능을 나타냈다.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건전지 자체의 지속 시간만 보면 AA형에서는 듀라셀과 에너자이저(맥스, 어드밴스), AAA형에서는 로케트, 벡셀(플래티넘), 네오가 우수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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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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