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타깃’ 기업 주가 급등세…코너 몰린 기관들

‘공매도 타깃’ 기업 주가 급등세…코너 몰린 기관들

공매도 세력, ‘주가 하락’ 베팅…테슬라·엔비디아 ‘상위권’
호실적·챗GPT 열풍에 ‘주가 널뛰기’…공매도 ‘패배’
국내 대표 공매도 종목 ‘에코프로’…투자자, ‘숏커버링 효과’ 기대

기사승인 2023-07-12 06:00:50
사진은 본문과 관계없음. 쿠키뉴스DB

최근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공매도 타깃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꼽힌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공매도 세력들은 이들 종목을 대상으로 주가 하방에 베팅했으나 역행한 시장 흐름으로 타격을 입었다. 

국내의 경우 2차전지 붐을 이끄는 에코프로가 공매도 세력이 밀집한 대표적인 종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앞선 사례를 통해 숏커버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정보 분석업체인 S3 파트너스 집계 기준으로 올해 미국 기업들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손실액이 1200억달러(약 155조원)에 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 들어서만 720억달러(93조원)의 평가 손실을 입었다.

또한 미국 증권 시장의 공매도 총액은 지난달 1조달러(1291조원)를 돌파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초 8630억달러(1115조원) 대비 약 1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점에 등극했고, 전체 거래 가능 주식의 5%가량에 해당한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투자 전략이다. 통상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데 사용되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해당 주식을 싼값에 매수해 결제일 안에 주식대여자(보유자)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시세차익을 챙긴다. 

공매도 세력은 뉴욕 증시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에 베팅해왔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대표적인 지수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침체 우려와 은행 위기 영향을 불식하듯 올해 상반기 15.9% 상승했다. 같은 기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의 경우 31.7% 올랐다. 상반기 상승률로만 따져보면 40년 만 최고치다. 공매도 세력들이 손실을 겪은 이유다.

공매도 세력들의 대표적인 타깃은 테슬라와 엔비디아로 꼽힌다. 지난달 15일 기준으로 공매도가 가장 많은 종목은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아마존 등이다.

테슬라의 경우 동월 8일 기준 애플을 제치고 공매도 1위 종목으로 등극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초 108달러에서 10일(현지시간) 기준 269달러로 149.07% 증가했다. 이는 2분기 차량 인도대수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앞선 분석 예상치는 44만5925대 수준이었으나, 회사 측 발표는 46만6140대가 인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한 기록이다.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호실적인 셈이다.

엔비디아도 마찬가지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서 194% 급등한 42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챗GPT로 촉발된 인공지능(AI) 열풍이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기반인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구축하기 위해서는 GPU가 필수 부품이다. 생성형 AI의 대부분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스템을 사용한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사실상 독점 상태다. 엔비디아가 AI 열풍에 추진력을 얻은 원인이다.

이에 따라 숏커버링이 일어났단 분석도 나왔다. 숏커버링은 주식시장에서 빌려서 팔았던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다. 주가 하방에 배팅했으나 반대로 주가가 상승하면서 대차 잔고를 줄이기 위함이다.

즉 공매도했던 주식을 다시 매수한다는 얘기다. 공매도의 숏커버링까지 매수에 가세할 경우 주가는 더욱 상승하게 된다.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상승세에 숏커버링도 하나의 배경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최근 코스닥 황제주 진입을 목전에 둔 에코프로 투자자들도 숏커버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일 기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1조2352억원으로 시가총액의 4.92%에 달한다. 

에코프로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으로 97만6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1.14%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29.4% 올랐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787%나 뛰었다. 

증권가에선 에코프로에 대한 목표주가 산정을 중지한 상태다. 지난 5월 삼성증권과 하나증권이 보고서를 내놓은 이후 소식이 끊겼다.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 측면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주가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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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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