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로 예정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목전으로 다가왔다. 오염수 방출 이슈와 장마까지 길어지면서 수산물 소비도 급감하는 가운데 올 여름 김치 등 채솟값이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김치 가격은 지난해와 비교해 22.1%가 올랐다. 올해 1~6월 월별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최고 상승 폭이다.
김치에 들어가는 속재료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올해 6월 고춧가루 가격 인상률은 전년 동월 대비 8.1%로, 올 들어 가장 컸다.
국내산 김치 가격이 오르면서 김치 수입량도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김치 수입량은 11만913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8787톤에 비해 20.7%나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김치 수입량은 26만3435톤으로 전년(24만606t)과 비교하면 9.5% 늘었다. 김치 수입 증가와 함께 수입액은 고환율 영향으로 1억6940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긴 장마철도 변수로 꼽힌다. 통상 장마가 길어지면 작황에 영향을 미쳐 채소류 가격이 오르게 된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치 주재료인 무, 배추 등 농산물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장마로 인해 배추 작황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고춧가루나 새우젓 등의 젓갈 가격도 같이 오를 수 있다”며 “오염수 방류 이전에 구매하는 제품 가격은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치는 주요한 밑반찬 중 하나로 가격이 인상되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정부가 배추의 수요와 공급을 점검해 재료 가격이 올라가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장바구니나 생활물가 중심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서 대처를 해야 할 것”고 강조했다.
김치 뿐만 아니라 새우젓을 절일 때 사용하는 소금값도 문제다.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로 최근 천일염은 가격이 급등하며 품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정부는 천일염 가격이 치솟자 비축분 400톤을 시장에 추가로 공급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실제 판매 시점을 오는 19일쯤으로 예상하지만 날씨에 따라 하루 이틀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브리핑을 열고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11일까지 천일염 400톤을 전국 마트 180여 개소와 7개 권역별 대표 전통시장 18개소에서 판매했다”며 “1차 방출에 이어 다음 주 중 400톤을 추가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난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천일염 방사능 검사를 이달부터 월 10개소에서 35개소로 확대한다. 또 민간 전문 검사기관과 함께 연내 전체 염전을 대상으로 방사능 검사도 실시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천일염 가격 폭등은 상인들의 사재기와 장마철 비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한 영향도 크다”며 “곧 공급이 늘게 되면 안정을 찾겠지만 상황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