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안정에 ‘총력’…마트업계는 ‘시큰둥’

정부 물가안정에 ‘총력’…마트업계는 ‘시큰둥’

폭우에 장바구니 물가 비상…대형마트 가격 시세 ‘촉각’
대형마트 3사 “품질 수준 등 가격 결정 구조 상이해”

기사승인 2023-07-27 06:00:19
사진=임형택 기자 

들썩이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와 팔을 걷어 붙였다. 최근 집중호우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농축산물 할인행사·비축물량 추가 확보 등을 통해 물가 부담 줄이기에 나섰다.

당분간 채소류를 중심으로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형마트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하나로마트는 정부와의 소통 등 농산물 품목의 물가 조정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정작 대형마트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나로마트는 시장 품목 가격을 책정하는 데 있어 정부와 정책적인 협의를 거친다. 천일염이나 수산물의 경우 해양수산부와, 채소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사전에 논의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격 조정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정부와 가격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가격 견제 역할을 하는 건 맞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농가를 위한 조직이고 어느 정도 공공성도 띄고 있어서 가격 조정에 동참하는 정도”라며 “우리가 가격 조정을 한다고 해서 다른 대형마트들도 일제히 가격을 맞추기엔 어려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실제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수부는 소금값이 급등하면서 천일염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 2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정부 비축 천일염 400톤을 시장에 공급했다. 해당 매장은 농협 하나로마트와 수협바다마트, 탑마트 등 3개 유통업체의 37개 지점이다. 

이 중 농협과 하나로마트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상당하다. 업계에 따르면 천일염 400톤 가운데 농협이 48%, 하나로마트까지 합치면 약 7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천일염. 연합뉴스

농축산물의 경우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최대 1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할인행사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까지 호우 영향이 큰 5개 품목에 대해선 수급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대형마트, 전통시장 등을 통해 최대 30% 할인행사를 지속한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일례로 농식품부에서 할인품목을 제시하면 그에 따른 행사를 한다. 추가로 물가 안정을 위해 저희 재원을 투입해 더 싼 가격에 팔고 있다”면서 “최근 장마철이라 물가가 들썩이고 하니까 농산물 품목의 경우 특별 조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따르고 있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산물 할인 지원을 하게 되면 대상 품목에 10~20% 마트에서 자체 할인하게 돼 있다”면서 “소비자 부담을 덜게 돼 체감적으로 물가 인하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천일염의 경우 방출할 양은 정해져 있다. 각 마트로부터 판매될 물량에 대한 수요조사를 받고  이를 각 마트별로 취합해 맞춰 배분해준다”며 “판매 권장 가격을 마트 측에 제시하는 시스템으로, 직접 협의를 거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마트 업계는 각사 나름의 시장 조사 체계가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가격 결정 구조와 관련해 농산물 품질이나 시세 등에 영향을 받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다. 

A대형마트 관계자는 “시장 품목별로 바이어가 당사 운영에 적합한 기본 품질 수준을 정하고 직접 매입해 판매가를 설정한다. 이외에 도매시장 등의 가격을 참고해 반영하는 형태”라며 “정부와 함께하는 가격 안정화 행사에도 적극 참여해 물가 안정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대형마트 관계자도 “농산물 가격 책정 시 산지 시세나 작황 혹은 가락 경매시장 가격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한 후 상품 가격을 책정한다”고 말했다. C대형마트 관계자 역시 “가격의 경우 정책적인 부분 외에도 협력사와의 논의 등 다양한 요소들을 반영, 취합해 결정한다”며 “대형마트에서 취급하는 상품이 매우 다양하고 많기 때문에 가격 결정 구조는 상품별로 매우 상이하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종 업계의 가격을 참고하는 것은 물론 추구하는 신선식품의 품질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로 가격이 나뉘기도 한다”며 “전반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품질에 대한 기준이 있을 수 있기에 마트들이 시장 조사를 해서 가격 책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품질 기준에 부합해 가격을 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단가를 일률적으로 조정하긴 쉽지 않다”며 “지역 상권 시장 조사를 통해 가격 대응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