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망설이는 이커머스... “알파세대 유입 효과 있을까”

‘애플페이’ 망설이는 이커머스... “알파세대 유입 효과 있을까”

기사승인 2023-08-09 06:00:21
사진=임형택 기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애플페이 도입 등으로 가열되는 분위기다.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은 이미 벌어지고 있지만 이커머스 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이달부터 간편결제 수단으로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애플페이 도입은 핵심 고객층인 20대와 미래 고객 10대의 아이폰 사용이 급증하는 추세에 맞춰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티몬 관계자는 “1020대 소비자 과반 이상이 iOS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애플페이 도입은 중장기적인 활성 고객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티몬에 따르면 20대 고객의 구매 영향력은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달 기준 티몬 회원 중 20대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배 올랐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증가세를 보였다. 또 해당 연령층에서 iOS 기반 구매 고객 비중은 약 60%에 달했다.

티몬은 애플페이 도입으로 미래의 핵심 고객층인 잘파세대(Z세대와 알파세대를 합친 신조어)를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결제 편의성을 강화해 소비자 이탈을 막겠다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다.
 
애플페이는 애플이 만든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다. 신용·체크카드를 휴대폰 앱에 저장하는 형태로 실물 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을 쓰는 삼성페이와 달리 NFC 단말기로 결제가 가능하다. 애플페이를 도입하려면 NFC 단말기를 교체하고, 애플페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현재 애플페이는 주요 백화점과 편의점, 대형마트 등을 비롯해 KFC·파리바게뜨 등 국내 대형 가맹점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커머스 업계는 애플페이 도입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롯데온을 제외한 쿠팡·SSG닷컴·지마켓·위메프·11번가 등은 대부분 애플페이를 적용하지 않은 상태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들은 이미 자체 페이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애플페이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카드사 이용 규제도 있을 뿐더러 애플페이 도입이 국내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애플페이 도입이 확산되면 MZ세대를 포함한 알파세대(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 출생)까지 간편결제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국내 1020 세대의 애플 브랜드 선호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7월 국내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1020세대의 주 사용 스마트폰 브랜드로 아이폰이 52%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조사(49%)보다 3% 포인트(P)가 증가한 수치다.

애플 유저가 많아질수록 당연히 페이 이용자도 늘 수 밖에 없다. 1020들이 애플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또래 집단 문화’를 들 수 있다. 친구들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것을 본 다른 청소년이 자연스럽게 애플 제품을 원하는 ‘애플 생태계’로 유입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고착화된 시장 점유율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현재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카카오페이(42.4%), 삼성페이(24%), 네이버페이(24%) 3사가 90%를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들은 사실상 나머지 10%를 가지고 점유율 싸움을 펼치는 상황이다. 애플페이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고 해도 이커머스 업계 판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물론 연령대도 고려 대상이 되겠지만 구매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지면 고객들이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면서 “자체 페이를 갖고 있는 업체들은 애플페이 도입보단 자체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20대 등 젊은 세대들의 애플 수요가 많은 만큼 애플페이는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며 “오프라인 가맹점이나 단말기를 늘려야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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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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