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오는 16일부터 증권사들에 대한 현장검사에 다시 돌입한다.
14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오는 16일부터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상으로 현장검사에 착수한다. 구체적으로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운용 실태를 점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말 일부 증권사가 채권형 랩·신탁 등에서 일명 ‘채권 돌려막기’ 등으로 고객 투자 손실을 보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운용실태를 집중 점검할 것을 밝혔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지난 5월 초부터 하나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SK증권에 대해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또한 교보증권과 키움증권도 4월 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원인으로 지목된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현장 검사를 진행하면서 랩·신탁 운용 실태도 함께 들여다봤다.
금감원은 지난달 3일 중간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증권사가 높은 수익률을 낼 목적으로 단기투자 상품인 랩·신탁 계좌에 유치한 자금을 거래량이 낮은 장기 기업어음(CP)에 편입하는 ‘만기 미스매칭’ 전략 실행 여부를 파악했다.
금감원은 아울러 목표수익률 달성이 어려울 경우 만기가 도래한 채권을 매도하는 대신, 신규 고객 자금을 기존 고객에게 지급하는 돌려막기 행위도 적발했다. 특히 증권사 고유자산을 활용한 환매대금 지급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16일부터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도 현장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점검 사안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운용 실태 여부다.
메리츠증권은 CB·BW를 활용해 부실기업 자금 조달을 돕고, 무자본 인수합병(M&A)과 주가조작 세력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했단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